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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우당탕탕 테마대학, 투 포인트 캠퍼스
작성자 : 등록일 : 2022-08-19 오후 3:20:18


세가 퍼블리싱 코리아는 투 포인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건설·경영 시뮬레이션 '투 포인트 캠퍼스'를 8월 10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병원 운영 시뮬레이션인 '투 포인트 호스피탈' 후속작으로, 이번 작품에선 병원 대신 대학을 경영하게 된다.



전작 '투 포인트 호스피탈' 이 시계처럼 정교하게 돌아가는 병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였다면, '투 포인트 캠퍼스'는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대학을 경영하는 게 목표다.

가장 큰 차이는 찾아오는 게 환자가 아니라 학생이라는 점이다. 사지 멀쩡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학생들인 만큼 동선 관리가 크게 중요하진 않다. 까짓거 강의실에 좀 늦게 들어간다고 해서 죽어버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강의실에 들어가는 가구 하나하나가 상당히 큰 만큼 부지 활용 중요성이 더 커졌다.

또한 단순한 손님이 아닌 학생들이기 때문에 용무를 마치고 떠나는 게 아니라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 남아있는데, 사실상 장기 고객인 만큼 유저에게 학생들을 만족시켜줘야 하는 의무도 생겼다. 특정 설비나 장식물 요청부터 파티 개최나 동아리 개설 요청 등 다양한 요구가 쏟아진다.

만족도를 올리지 않으면 학생들이 자퇴하거나 등록금 납부를 거부하기도 한다. 의도적으로 방치하지 않는 이상 실제로 자퇴까지 이어지지는 않지만, 만족도가 좋을수록 학교 평가가 더 높아지니 학생들을 잘 다독여주는 게 좋다.



게임 난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현실에서라면 말도 안 되는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는 착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단순 클리어가 목적이라면 각종 설비를 배치하고 학생들이 설비를 이용하는 모습을 구경하면 된다. 등급평가에서 별 하나만 얻어도 다음 부지를 열어준다.

예산과 일정을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하는 시뮬레이션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겐 아쉬울 수 있지만, 개발사 특유의 유머 감각을 즐기며 유쾌하게 플레이하기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완벽한 학교를 구성하려 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게임이 어려워진다. 높은 등급을 받는 기준도 전작보다 올라갔을뿐더러, 학생들 요구사항은 점차 늘어나고 설치해야 할 설비는 많은데 예산과 부지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모든 부지를 별 하나만 받고 넘긴다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저 그런 플레이를 하려면 왜 시뮬레이션을 하겠는가?



웃을만한 포인트는 아이템 설명부터 강의 명칭, 학부, 이벤트나 안내방송에까지 곳곳에 숨어있다. 개그 요소도 꽤 다채롭다. 언어유희부터 과장된 묘사, 황당한 상황, 블랙코미디 등등 아주 작정하고 웃기려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소소한 웃음이 계속 중첩된다.

난데없이 개구리 비가 내리기도 하고, 침대에는 '정상적인 학교라면 학생 5명당 침대 하나를 배정한다' 같은 말도 안 되는 설명이 붙어있기도 하다. 배경음악처럼 깔리는 라디오 방송 역시 흥미진진하다.

과장된 그래픽도 천천히 뜯어보면 웃긴 구석이 있다. 예컨대 미식학과 요리 실습은 각자 요리를 만드는게 아니라 엄청나게 큰 요리 단 하나를 만드는 식이다. 세세하게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완성도 높은 한글화가 이런 재미를 잘 살린다. 특히 언어유희 종류는 번역이 어설프면 웃기기보다는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데, 각종 설명 텍스트나 대화, 라디오 대사 등이 적절히 번역되어 있어 게임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번역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은 자막 기능 기본 설정이 '꺼짐'이라는 점이다. 자막을 켜지 않으면 해설이나 라디오 대사를 놓치기 쉬운 만큼,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자막부터 켜기를 권한다.



학과는 총 17종류가 있다. 그나마 평범한 대학생들이 배울만한 고고학이나 음악 학과도 있지만, 사람들을 웃기는 게 목표인 파티 학과부터 시작해 흑화과, 반체제 문화학과, 마법 학과같이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강의도 있다.

그나마 정상적으로 보이는 로봇학과나 음악학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정신이 아닌 부분이 많다. 학과마다 가진 특징이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는지 구경하는 것도 게임 재미 중 하나다.

다만 명색이 대학 운영 게임이면서 종합대학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제공되는 대학 부지가 좁은 편이라 모든 학과를 다 넣을 수 없는데, 심지어 학과를 성장시킬 때마다 더 많은 강의실과 부대설비를 요구한다. 특화 학과 한두 개를 정해 전문대학 형태로 운영하는 게 최선이다.

추후 패치나 dlc 등으로 정말 모든 학과를 다 경영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부지가 나올 수 있겠지만, 당장으로서는 부지마다 진행되는 자체 시나리오에서 제시하는 학과 위주로 운용하는 게 편하다.



꾸미기 아이템이 다양하게 구비된 점도 좋다. 칙칙한 캠퍼스를 다채롭게 꾸며줄 수 있는데, 일반적인 시뮬레이션이 꾸미기 아이템을 한두 종류로 뭉뚱그려서 모두 동일한 효과를 적용하는 점과 달리 아이템마다 다양한 효과가 포함되어 있어 꾸미기 작업이 실제로 게임 플레이에 도움을 준다.

화면을 꽤 자세한 부분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 캠퍼스 꾸미기에 대한 열의를 북돋아 준다. 강의실 내부도 각종 가구를 통해 꾸밀만한 요소가 많고, 어쨌든 꾸며두면 학생 만족도도 올라가니 만족스러움과 흐뭇함을 동시에 준다.



반대로 인원 관리는 상당히 불편하다. 대학교인 만큼 당연히 교수진이나 관리직원을 뽑아야 하는데 이 인원들을 상세하게 제어하기가 어렵다. 분명히 도서관에 관리 직원을 뽑아놨는데 잠시 후 도서관에 관리직원이 필요하다는 알람이 오면 짜증이 좀 난다.

정원 관리 같은 경우도 그렇다. 관리원을 집어 정원에 데려다 놓아도 일을 마치면 자동으로 다른 일을 하러 가고, 잠시 뒤 정원 잔디 정리를 하지 않으면 학생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 알림이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직원을 여러명 뽑아 인해전술로 승부하려고 하면 예산이 발목을 잡는다. 학교를 유지하려고 뽑은 직원 때문에 파산한다는 건 본말전도가 아닐 수 없다.

학생들이야 그 특성상 알아서 돌아다녀도 이해할 수 있다. 자기 학과 바로 앞에 있는 기숙사를 버려두고 굳이 정 반대쪽에 있는 건물에 지어둔 기숙사에 가서 자도 한숨 한번 쉬고 알아서 하라고 포기해버릴 수 있다. 그러나 직원들에게 하나하나 지시를 내리기 어렵다는 점은 정말로 불편하다.



PC·엑스박스·플레이스테이션·스위치 등 거의 모든 주류 게이밍 플랫폼에 출시된 작품이지만, 시뮬레이션에서 으레 그렇듯 키보드-마우스를 따라가는 컨트롤러가 거의 없다.

게임패드 유저라면 첫 번째 부지를 진행하며 튜토리얼보다 조작을 익히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게임패드 UI 단축키 구성이 복잡하다. 심지어 기본 방향 조작이 L3 스틱인데, 좌 하단 관리메뉴를 조작할 때 미묘하게 우측 하단으로 이동해야 입력되는 부분이 있어 십자 방향키로 제어할 경우 해당 메뉴를 쉽게 고를 수 없는 등 묘하게 버벅대는 부분도 있었다.

화면 전환이나 건설 및 장식물 배치에도 게임패드가 불리한 부분이 있었다. 섬세한 회전이나 위치 조절이 쉽지 않고, 수십 가지 장식물 목록에서 원하는 장식물을 찾는 일은 꽤 불편했다.

'투 포인트 캠퍼스'가 진동이나 부드러운 조작 등 게임패드가 지닌 강점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 게임을 굳이 게임패드로 즐길 이유가 없는 셈이다. 게이밍 PC 대신 콘솔 게임기를 택한 유저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게임 구동이 가능한 게이밍 PC가 있다면 굳이 콘솔 버전을 구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잘 만들어진 시뮬레이션에 붙는 찬사 중 '타임머신'이라는 말이 있다. 미래로 보내주는 장치를 사용한 듯, 게임을 얼마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있다는 의미다.

'투 포인트 캠퍼스'는 훌륭한 타임머신이다. 전작 '투 포인트 호스피탈'에서 보여준 여러 강점을 유지하며 '일단 진료 시스템을 완성하면 더 할 게 없다'는 단점을 대학이라는 소재를 통해 보완했다.

다만 진득하게 붙들고 있을 만한 작품이라 하기는 어렵다. 고득점을 받는게 어렵다고 하더라도 결국 정해진 공식은 있고, 해당 부지에 맞는 전략을 한번 세웠다면 그 부지를 다시 플레이할 이유가 없다. 타임머신이긴 하되, 일회성 타임머신인 셈이다.

재미있는 시뮬레이션을 찾고 있었다면 '투 포인트 캠퍼스'는 딱 알맞은 해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수백, 수천 시간 동안 한 게임만 붙들고 게임 속 모세혈관 하나까지 해부해야 직성이 풀리는 진짜 시뮬레이션 마니아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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