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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울트라에이지, 잔가지 쳐내고 줄기에 집중한 액션게임
작성자 : 등록일 : 2021-09-14 오전 8:56:34


조나단 블로우가 2008년 ‘BRAID’를 출시하며 인디 게임 황금기를 연 이후, 인디게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특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대기업이 만드는 소위 AAA급 게임 급 기술력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대기업이 하지 못하는 발상과 아이디어 그리고 독특한 감성으로 승부를 보는 작품이 대다수였다.





넥스트스테이지가 개발한 ‘울트라에이지’는 이런 편견에 경종을 올리는 작품이다. 부산 인디게임 커넥트 2021(BIC 2021)에 공개된 뒤 쏟아진 극찬, 그리고 2021년 9월 9일 글로벌 동시 출시 뒤 해외 리뷰어들에게 얻은 긍정적 평가 중 상당수는 인디게임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높은 완성도를 언급하고 있다.

우선 화려하다. 게임이 처음 시작되는 장소인 정글에서부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화려한 그래픽과 이펙트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다소 삐걱거리는 움직임을 보이던 3D 인디게임 여명기 작품들과 달리 유저가 꼭두각시를 조종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움직임을 선보인다.

유저는 주인공 '에이지'가 되어 동료이자 안내자 '헬비스'와 함께 그들이 속한 조직 '오빗'에서 하달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게 된다. 이런 설정에 맞춰 게임은 주인공 일행이 행성에 강하한 직후부터 바로 전개되는데, 길고 지루한 튜토리얼 대신 게임이 시작되자마자 유저가 직접 주인공을 조종하며 자연스레 조작을 익히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주얼적인 완성도를 직접 보고 확인하기 좋다.



‘울트라에이지’가 제공하는 액션성은 충실하다. 전통적 무쌍류 액션게임에서 따온 조작을 채택해 복잡한 커맨드와 조작 없이도 시원시원한 액션을 즐길 수 있고, 와이어 액션과 퀀텀 점프 기능으로 전투 템포를 끌어 올린다.



무기 시스템은 게임 핵심 요소다. 유저는 초반 스테이지부터 ‘스틸 블레이드’, ‘카타나’, ‘클레이모어’, ‘라이트닝 블레이드’ 네 무기를 활용할 수 있으며, 게임을 진행하며 다른 무기를 추가로 획득할 수도 있다. 어떤 무기를 어떤 순간에 사용하는지 직접 결정하는 건 유저 몫이다.

‘스틸 블레이드’는 기계형 적에 강하다. ‘카타나’는 생체형 적에 강하고, 생체형 적이 가진 브레이크 포인트를 깎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브레이크 포인트가 0이 된 적에게는 즉사에 가까운 피해를 입히는 피니시 공격을 가할 수 있다.

‘클레이모어’는 매 공격이 강력한 대신 액션이 무거운 편이며, 대형 적에게 추가 피해를 가한다. ‘라이트닝 블레이드’는 적에게 감전을 일으키고, 보호막을 두른 적에게 효과적이다. 짜증나는 공중형 적은 ‘건블레이드’를 통해 쉽게 처리할 수 있다.



단일 유형 적만 나올 때는 모든 게 쉽다. 그러나 여러 유형 적이 섞이기 시작할 때부터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진다. 생체형 적과 기계형 적이 섞여 있는데 일부 기계는 보호막을 두르고 있고, 일부 적은 날아다니며 개중에는 대형 엘리트 기계도 끼어 있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현재 공격 중인 적이 어떤 유형이고, 현재 장비하고 있는 무기가 무엇인지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건 ‘울트라에이지’가 유저에게 요구하는 기본적인 요소다. 무기를 교체할 때 발생시킬 수 있는 특수 액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무기 파괴는 게임이 지닌 또다른 특징이다. 주인공은 모종의 사유로 현지에서 재료를 채취해 무기를 급조한다. 급조 무기는 내구성이 높지 않아 주기적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무기 재료를 미리 챙겨 들고 다니다가 마치 탄창처럼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내구도가 바닥난 무기가 곱게 사라지진 않는다. 파괴 직전인 무기를 들고 커맨드를 입력하면 남은 내구도를 전부 소진하는 대신 막강한 피해를 입히는 무기 파괴 공격을 할 수 있다.

내구도가 다 된 무기는 자동으로 새 무기로 바뀌며, 무기 파괴 공격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유저에게 불이익이 가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강력한 공격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허공으로 날리고도 아쉬워하지 않을 액션 게임 유저는 그리 많지 않다.



적이나 물체를 잡아 당기는 와이어 액션과 와이어로 잡은 적에게 순간이동 하는 퀀텀 점프는 액션성을 끌어올린다. 이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게임이 ‘울트라 에이지’가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액션을 한층 다채롭게 해주는 건 사실이다.





다양한 강화 선택지를 제공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각 무기에 더해 주인공이 지닌 보조 장비들, 그리고 다양한 버프 등을 게임 중 얻는 재화로 강화할 수 있다. 강화해야 할 요소는 많지만, 플레이 중 강화에 필요한 재화도 많이 제공되기 때문에 거침없이 강화할 수 있다. 나름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다.

난이도 조절 기능이 제공되지 않는 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전투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건 장점인 동시에 단점도 될 수 있다. 난전 속에서 적에 따라 무기를 계속 바꿔줘야 하고, 무기 내구도를 확인하다가 무기 파괴 공격을 해야 하며, 각 무기별로 어떤 무기 교체 공격이 나가는 지 생각해야 한다. 회피와 와이어 액션, 퀀텀 점프 여부도 고려해야 함은 물론이다.

액션 초보자가 이런 요소를 모두 신경쓰기는 쉽지 않다. 이는 ‘울트라에이지’가 인디게임이기에 보다 부각되는 부분이다. AAA급 게임보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보다 손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르 초심자이거나 아예 ‘울트라에이지’로 장르에 입문하는 유저가 있다면 전투 난이도에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울트라에이지’가 천하에 다시 없을 명작 게임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자세히 보면 부족한 부분을 쉽게 지적할 수 있다. 뚫려 있는 공간임에도 보이지 않는 벽으로 제한해 둔 맵은 수년 전 게임에서 보던 디자인 방식이고, 기본 음성으로 설정된 영어는 성우 연기가 다소 어색하다. 나쁘진 않으나 다소 어색한 캐릭터 모델링과 움직임은 화려한 액션과 이펙트로 시선을 돌렸고, 스토리도 특출난 부분이 없다.

그러나 몇차례 액션을 겪고 나면 그런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진다.

여러 단점들은 뛰어난 액션성과 적재적소에 투입된 BGM에 상쇄된다. 전투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경직 시간을 잘 조절해 다수 적을 쓸어버리는 쾌감과 강력한 적과 대치하는 짜릿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한정된 개발 능력을 호쾌하고 스타일리쉬한 액션에 집중해 유저 니즈를 잡은 셈이다.

완성된 게임이 한 그루 나무라면, '울트라 에이지'는 모든 부위를 풍성하게 기르기 위해 애쓰지 않았다. 대신 집중했다. 완벽하게 기르기 어렵다고 판단한 가지는 과감하게 잘라내고 액션이라는 두꺼운 줄기를 키워냈다. 채 10명도 되지 않는 개발인력을 비롯, 시간과 자금 등 부족한 개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해 성공을 거뒀다.

개발사 넥스트 스테이지가 개발한 전작 '다이스 이즈 캐스트'와 '울트라에이지'를 비교하면 그 완성도와 짜임새가 현격히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뛰어난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한 바 있는 개발사인 만큼, 앞으로 인디 액션을 이끌어나갈 이들이 보일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겜툰 박현규 기자 gamtoon@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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