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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20화- CJ의 창의력을 기대하며

작성자 :	등록일 : 2011-06-27 오후 12:37:33

대한민국에서 다재다능함을 뽐내는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CJ는 게임업계에서도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그 진면목을 보여 온 게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포털 넷마블을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 사업은 오랜 기간 동안 상당한 역량을 발휘하며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였다.

게임 전문, 그리고 IT전문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는 ‘3N'인 NHN, 엔씨소프트, 넥슨의 뒤를 이어 라이벌인 네오위즈게임즈와 업계 2위권 그룹을 형성하고 있던 CJ는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그 하락세가 시작, 이제는 라이벌이 1위권 그룹으로 치고 올라가 ’4N'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게임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좋은 일로 발칵 뒤집어 놓는다면야 상관이 없겠지만 매우 불미스러운 일임에 틀림이 없었다-중심에 서며 매우 다른 의미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계속되는 부진과 좋지 않은 모습들. 그리고 이제는 그 동안 그들을 만들어 놨던 1800만 회원을 가진 게임을 떠나보내야 하는 입장이 놓였다.

그렇다고 이대로 게임 사업을 접어버릴 것인가! 아니, 국내 게임 업계의 입장에서도 CJ E&M는 양질의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며 활발한 활동으로 국내 게임 업계의 활력소가 되어야 할 게임사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게 새로운 ‘시즌2’를 준비해야 하는 CJ E&M.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을 합한 뒤 곧바로 새로운 출발선에 자리한 그들에게, 감히 필요한 것은 ‘창의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CJ인터넷’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던 CJ게임사업부문은 서든어택이라는 엄청난 FPS게임의 흥행으로 게임포털 넷마블과 함께 급격하게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 한창동안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가 레드오션화가 되었을 당시 타 장르들과는 달리 FPS업계만은 분명히 확실한 각광을 받고 있었고 서든어택을 등에 업은 CJ인터넷과 스페셜포스를 발굴한 네오위즈게임즈는 확실히 성장을 할 수 있었다. 다른 중견급 게임사들보다 한 발 앞서 2위권 그룹을 형성할 수 있는 이유는, 확고한 주력 게임을 발견했다는 것, 그리고 그 주력 게임의 인기가 엄청나게 많았다는 것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나의 간판 게임을 발견한 뒤 이후의 추가 성장 동력을 발견하지 못해 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게임사’의 매우 진부하게 알려져 있는 스토리의 전철을 밟기에 충분한 구조였다.

동반 성장과 함께 동반 정체를 경험한 두 게임사의 ‘다음 표적’은 게임사를 새롭게 이끌어 갈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었다. 이 대목에서 양 게임사의 안목은 확연히 달랐다.

네오위즈게임즈는 한 발 빨리 ‘해외시장’이라는 오션에 발을 담갔다. 네오위즈게임즈는 국내 시장에서의 신작에 주목하기보다는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는 게임들의 내실을 다지면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다수의 대형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재편된 국내 게임 시장의 포화된 경쟁을 뚫기 위한 노력보다는 그 동안 취약점으로 손꼽혀 왔던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을 위한 허브를 구축하는 것에 많은 여력을 투자했다.

△ 물론 새로울 것이 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라이벌의 빠른 글로벌 시장 진출은 분명 ‘시기와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주억거릴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일본 등에서 붉은 보석과 천상비 등을 통해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던 게임사 게임온의 지분을 인수해 네오위즈게임즈의 현지 법인인 네오위즈 재팬과의 효율적인 일본 시장 공략을 가능케 하는 한편, 중국 내 합작법인 설립, 미국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한 북미시장 공략 교두보 마련 등을 수행하는 움직임을 보인 네오위즈게임즈는 2008년 한 해 동안 기존에 없었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파이프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노력했다.

이는 2007년 한 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비싼 수업료’를 치른 경험 덕분이었다. 신작들을 연달아 런칭하며 내수시장의 경쟁에 집중한 기존의 사업 전개 기조 방식에 더 많은 여력을 투자했던 네오위즈게임즈는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뼈저린 하락세를 경험해야만 했다. 이에 네오위즈게임즈는 2008년 한 해 동안 내수시장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그 동안 거의 신경을 쏟지 않았던 해외시장에서의 사업 전개를 위한 허브 마련에 힘을 쏟았다. 당시 네오위즈게임즈는 “2008년 실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달라지기 위한 준비과정을 의미 있게 받아들였다.

반면, CJ인터넷의 선택은 국내 시장에서 서든어택의 뒤를 이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에 주력했다. 그로 인한 결과가 진 삼국무쌍 온라인, 심선 온라인, 드래곤볼 온라인 등 굵직한 외산 게임들의 퍼블리싱이었다.

CJ인터넷이라는 이름과 넷마블이라는 게임포털 아래에서 서비스가 된 굵직한 외산 게임들은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드래곤볼 온라인은 그 동안 CJ인터넷의 부진을 일거에 날려 버릴 ‘한 방’이 될 것이라고 크게 기대를 모았고, 본산지인 일본에서 개발자들과 함께 런칭 발표를 하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국내에서 성공하는 신작 게임들이 하나도 등장하지 않으면서 아무런 문제도 해결되지 못했다. 내수시장에서 실적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또 하나의 실적 허브라고 할 수 있는 해외매출 분야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 곡선은 둔화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반면, 네오위즈게임즈는 중국과 베트남 시장에서의 엄청난 성공으로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를 기록해 단숨에 1위권 그룹으로 치고 올라갔다. 2010년에는 국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외산 대작 게임인 에이지오브코난을 야심차게 런칭했고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그 실패를 메우고도 남을 만한 역량이 해외 시장에서 발휘됐다. 양 라이벌의 명암이 확실하게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 어쩌면 화려하게 런칭한 게임들이 성공을 했다고 하더라도 CJ의 지지부진함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 시기를 조금 늦췄을 뿐이었을지도.

사상 최대 분기별 매출을 연속으로 경신하는 네오위즈게임즈의 모습을 본 CJ인터넷의 선택은 글로벌 사업 분야의 개선이었다. 그를 위해 HN재직 시절 2001년 미국에 홀로 가 NHN 미국 법인 개척을 도맡았던 경험도 있고, 2005년 홀로 동남아 시장 개척의 임무를 맡기도 한, 2005년 이후 NHN이 미국 시장에 두 번째 도전하면서 다시 한 번 미국에 건너가 비즈니스 모델을 계획하고 직접 법인을 이끌기도 한 해외통 인물인 남궁훈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그리고 2011년 현재. 독자적으로 게임사업을 벌여온 CJ인터넷은 지난 3월 1일자로 방송 분야의 CJ미디어와 온미디어, 영화 분야의 CJ엔터테인먼트, 음악의 엠넷미디어와 함께 CJ E&M(Entertainment & Media)으로 합병됐다. CJ E&M으로 바뀐 뒤, FPS게임업계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인 주력 게임 서든어택이 재계약 결렬 사태를 맞으며 남궁훈 대표가 사직하기에 이르렀다.

양 극단을 걸으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 듯 했지만, 매우 다행이도 서든어택 사태는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협의점 도출로 인해 해결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양 측은 공동 퍼블리싱 계약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서든어택의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개발사인 게임하이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넥슨 측의 서비스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또, 향후 갈등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사실상의 ‘포스트 서든어택’시대를 맞이한 CJ E&M의 앞날은 분명 어께가 무겁다.

서든어택이라는 게임은 CJ E&M의 매출액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인 게임이다. 공동 퍼블리싱 계약 확정으로 인해 완전 결별은 아니지만, 서비스는 확실히 넥슨 측에 무게가 쏠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서든어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분명 우려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이 게임의 존재로 인해 어쩌면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는 점, ‘한 껍질’을 벗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09년~2010년 CJ인터넷의 사업을 보면서 미디어 전문가들이 “CJ가 추진하는 사업에 참신함이 발휘되지 않는 것은 벌써 오래 되었다”며 추진 사업이 시장에서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현재까지의 CJ E&M의 게임사업 행보를 보면 틀에 박혀 있는 모습, 고리타분한 모습밖에는 보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외산 대작 게임을 많은 돈을 들여 퍼블리싱 해 오는 것이나 그로 인한 여러 잡음에도 런칭을 시도한 것 등의 모습은 ‘위험부담’을 안고 하기에는 아쉬운 결과를 낳았고, 참신함도 없었다. 마케팅적으로 분명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프로야구 메인 스폰서가 된 부분에서도 선수 라이선스 문제로 인해 잡음이 없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라이벌인 네오위즈게임즈가 눈에 띌 정도로 번뜩이는 참신함을 발휘해서 CJ E&M를 따돌린 것도 아니었다. 달랐던 점은 CJ E&M보다 먼저, 그리고 빨리, 최선의 역량을 집중해서 움직였다는 것뿐이었다.

△ CJ E&M으로 탈바꿈하고 난 뒤 들려 온 가장 큰 뉴스는 그들의 어께를 더욱 짓누르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것이 ‘틀’을 깰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오히려 서든어택과의 이별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현재의 아픔이, 5년, 10년 후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CJ E&M에게는 참신함이 요구될까. CJ E&M가 해외사업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다고 해도 라이벌은 물론 1위권 게임사들과의 간극이 좁혀질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중견급 게임사들에게도 당연하게 요구되는 부분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의 준비와 그 활약마저도 이제는 새로울 것이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CJ E&M은 정체가 되어 있었다.

매우 다행스럽게도-어쩌면-CJ E&M은 호기를 맞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서든어택이라는 현실에 안주할 수 있는 틀을 떠나보내고 과감하게 새로운 것을 도전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CJ E&M으로 게임사업 분야가 통합된 것도 새로움을 선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올해 초 CJ E&M은 그야말로 대변신을 했다. CJ인터넷, 미디어, 엠넷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존의 오미디어홀딩스를 통합해서 CJ E&M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당장의 서든어택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방송은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 애초부터 CJ E&M가 통합되고 난 뒤 방송과 게임의 조합에서 CJ E&M의 새로운 도전이 발휘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이 있다. 분명 연간 매출 540억원, 순이익 130억원이 감소한 것은 위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의 변신과 함께 이를 계기로 참신함과 새로움을 발휘한다면, 위기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토록 바라던 ‘한 껍질을 깰 수 있는’찬스가 바로 지금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2011년 CJ E&M의 게임라인업은 다른 게임포탈보다 화려하다. WOW를 능가하는 리프트를 비롯 제2의 서든어택이라 불리는 스페셜포스2, MORPG의 기대작 마계촌온라인등 15종이상의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CJ E&M의 새로움, CJ E&M의 창의력, CJ E&M의 신선함. 바로 지금, 모든 업계가 바라마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