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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탐구생활 149화- 그들만의 리그라고?
작성자 : 등록일 : 2014-03-21 오후 4:09:45


‘그들만의 리그’라는 말은 가히 듣지 않은 표현이다. 아무리 좋은 미사여구로 포장을 해 놔도, 풀어서 말하자면 ‘남들은 관심 없는데 너님들만 열심히 하는 집단’이라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보통 비인기 스포츠, 관심을 받지 못하는 스포츠나 혹은 경쟁을 하는 리그를 보고 이런 이야기를 하고는 한다. 물론, 정작 당사자들이 개개인의 발전과 자신의 소망충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진일보 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들만의 리그라고 해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아마추어 스포츠들은 그들만의 리그이지만 뜨거운 열정과 그 누구에게도 없는 의미를 찾는 이들로 점철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어쨌든 간에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스포츠 리그, 그리고 스포츠 선수라는 것은 참으로 눈물겨운 빵을 곱씹어야 하는 나날들의 계속이다. 그들에게 대중들의 관심이란 그야말로 대단한 청량제이자 삶의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육덕진 게임 유저들이 상주하는 겜툰의 탐구생활에서 하느냐, 이유가 있다. 바로 게임에도 스포츠가 존재하고 있고, 그들 또한 대중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바로 e스포츠다.

최근 e스포츠는 리그오브레전드 리그를 중심으로 완전히 개편이 되었다. ‘금지어’라고 불리는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과거 찬란했던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영광은 ‘뒤안길’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사장되었을 것만 같았던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그들만의 리그’로 시작되어서 다시금 그 영광의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하고 넘길 수 있는 것일까?



스타크래프트 리그(여기서 말하는 스타크래프트 리그란 현존하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아니다)가 MBC게임에 이어 온게임넷마저 포기를 하는 불상사는 사실 자연스러운 것-그러니까 종목의 수명이 다해 한계가 와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4대 천황 시절, 그리고 택뱅리쌍 모두가 최전성기를 누리던 시절과 비교했을 때와는 하락세를 타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으니 ‘이제 서서히 다음을 준비해야 할 시대’라는 것은 모두 무언의 동의를 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부자연스러운 변화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승부조작이라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종목의 부자연스러운 교체보다는 자연스러운 변화가 찾아올 여지가 크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여전히 각 방송사에서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운영하고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왠지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니 스타크래프트2로 전향한 송병구, 이제동, 이영호의 모습도 보고 싶다는 건 욕심일까?


그렇게 따진다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팬층(물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으로 하여금 강제로 해당 리그를 폐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 증거가 바로 아프리카TV의 후원으로 소규모로 열리고 있는 소닉 스타리그다.

각종 게임 관련 채널에서도 등장해 이름을 알렸던 스타크래프트 관련 인기 BJ인 'BJ소닉‘이 주최하고 있는 소닉 스타리그는 아프리카TV와 전자제품 업체인 픽스사의 후원을 받은 ’아프리카TV 픽스 소닉 스타리그‘는 최근 김택용과 조일장의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8차 리그를 끝냈다. 양대 게임 채널 방송사 중 하나가 문을 닫고, 나머지 하나인 온게임넷이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끝내면서 남은 유일한 ’추억의 리그‘라고 할 수 있는데, 여전히 많은 수의 팬들이 리그를 하는 현장을 찾고, 인터넷 방송 채널을 통해 관심을 보내며 리그를 즐기고 있다.

이 말인 즉슨, ‘유저들이 리그를 떠남으로 인해서’리그가 닫히지 않았다는 말을 증명하는 것이다.



뭐, 사실 그렇다고는 해도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불명예스러운 일과 함께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승부조작 스캔들이 터지기 이전에도 스타리그를 포함된 관련 리그들은 점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보다는 국내 e스포츠의 간판 리그의 세대교체에 대한 당위성이 역설되고 있었던 때이기도 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일각에서는 ‘부자연스럽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는 말이 있기도 했다. 팬들로써는 참 섭섭한 말이겠지만.

하지만 예전처럼 뻑쩍지근함은 없고 방송사가 아닌 개인이 주최하는 리그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사뭇 뜨겁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는 여전히 보고 싶은데 갑자기 사라져서 아쉬웠다’라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세대교체에 대한 필요성은 역설되고 모두가 다 인정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재미를 느끼며 보고 있었던 유저들은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 이번 리그를 끝으로 군에 입대한다고 하는 김택용. 그런데 그의 플레이는 여전히 ‘혁명가’스러웠고, 대단했다.


무엇보다 아직도 과거의 그 대단하고 찬란했던, 그리고 지금도 ‘심쿵’하게 만드는 스타플레이어들의 화려하고 현란한 플레이를 추억과 함께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아직까지 놓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그땐 그랬지’를 부르며 추억 속에 빠져 리그를 보는 유저들의 수만 해도 상당하다는 것.

그 증명이 바로 여전히 소닉 스타리그 결승전을 찾는 유저들의 숫자다. 지난 15일 광운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열린 픽스 소닉 스타리그의 결승전은 2000명 정도 수용하는 장소였는데, 만원 관중이 되지는 못했지만 많은 팬들이 현장을 찾아 관람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유저들이 몰렸다. 여전히 스타크래프트 시대를 주름잡았던 과거의 영광을 그리며 현장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리그가 ‘죽은 콘텐츠’가 아니라는 점이 인정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그리워하고 있는 유저들의 바람대로 대대적이었던 과거와 같은 리그의 부활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과거와 같이 스타크래프트를 주 종목으로 하는 선수 육성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선수 육성 범위도 굉장히 작다. 콘텐츠의 한계가 극명한 상황에서 부활에 대한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원하는 유저들이 있는 한 계속되어야 한다’라는 이들의 노력으로 인해 소닉 스타리그는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또 상당히 많은 이들이 여전히 리그를 기다리고 또 바라고 있는 만큼 축제였던 만큼 리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위적인 것이 가장 좋지 않고, 자연의 흐름과 시간의 흐름에 맡기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좋다는 만고의 진리는 e스포츠에도 통용되고 있다. 이제는 e스포츠의 대세가 된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의 대단함을 쫓아가기란 불가능이겠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바라고 있는 추억의 리그는 ‘그들만의 리그’라고 부르기엔 어려울 것이다.

추억과 현재가 공존하는 e스포츠의 또 다른 스타크래프트 리그의 선전을 기원해 본다!

※ 오늘의 탐구생활 :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리그 명경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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