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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주간 게임홀릭] 2월 세 번째 주

작성자 :	등록일 : 2009-02-16 오후 3:21:33

날씨가 갑자기 엄청나게 추워졌습니다. 꽃이 오는 계절을 날씨가 시샘한다는 것, 이른바 ‘꽃샘추위’인데요. 봄처럼 따스했던 날씨가 갑자기 바람이 쌩쌩 불고 아침 출근길이 너무나 추워지는 것을 경험하니 다시 날씨가 겨울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듭니다. 날씨는 너무나 화창한데 공기와 바람은 너무나 차가운 것. 언밸런스하지만 꽃샘추위야말로 겨울이 지나가는 소리라고 하니, 조금만 참으면 모두가 기다리는 봄이 올 것 같습니다.

지난 13일(금) 오전은 NC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하는 발표 컨퍼런스 콜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NC소프트는 아이온을 내세워 크게 향상된 실적으로 관계자들은 물론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받는 등 즐거운 난리(?)를 한 바탕 겪었다고 합니다. 또한, 작지만 유저들이 깜짝 놀랄 발표를 하기도 했는데요. 바로 리니지2 이후로 항간에 계속해서 소문으로 떠돌고 있었던 ‘NC소프트 개발 콘솔 게임’이 가시화 되고 있다는 발표인데요.

NC소프트는 13일 오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차기 신작 게임은 콘솔게임용으로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콘솔 게임 시장 대비에 대한 질문에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이사가 직접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아이온 이후에 개발 중인 게임은 모두 콘솔게임에 대한 개발도 함께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는데요.

△ 과연 블레이드&소울의 콘솔버전도 등장할까요?

그러나 2010년 런칭을 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주력작인 블레이드&소울을 비롯한 NC소프트의 차기작부터 모두 콘솔용으로 함께 발매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합니다. 김택진 대표는 “콘솔 제품을 정식적으로 발표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내부 테스트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미와 일본 시장을 대비한 준비를 하는 상태이지, 아직 동시 발매를 확실히 장담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콘솔게임과 온라인 게임은 유저 인터페이스가 전혀 다르다. 유저 인터페이스 해결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으며, 해결 방안이 확실히 나온다면 그 때에는 콘솔 게임도 반드시 함께 개발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NC소프트는 지난 2007년 E3행사에서 SCE와 함께 PS3 및 PSP용 게임 개발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2008년 2월에는 NC소프트가 개발하는 PS3게임을 연내 공개한다고 밝히기도 하는 등 콘솔 게임에 대한 개발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아 왔습니다.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의 명불허전의 1인자인 NC소프트가 개발하는 콘솔 게임이라, 기대해 볼 만 합니다.

바다이야기 이후로 사행성 게임을 논하는 데에서 절대 빠질 수 있는 이름인 NHN의 한게임이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게임 이용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남 몰래 게임하는 나만의 비법을 알려주세요’라는 커버스토리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커버스토리란 한게임 이용자끼리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일하다 지친 오후, 직장 상사 모르게 살짝, 지루한 실습시간, 선생님 모르게 살짝 등, 직장이나 학교에서 몰래 게임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코너였는데요.

당연히 다양한 댓글들이 달렸는데, 대부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선생님 눈을 피해 게임을 하는 방법에 대해 올린 것들입니다. 문제는 이런 글들이 학생들의 불건전한 게임 이용에 영향을 미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댓글은 전혀 필터링 되지 않고 ‘학교 땡땡이 치고 한다’라든가, ‘그냥 대놓고 한 대 맞고 계속한다’, ‘선생님 눈을 찢어버린다’라는 노골적인 댓글까지 달리고 있죠. 더욱이 사행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한게임에서 이런 선정적인 주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 한게임, 그런 자극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학부모들은 이런 한게임의 커버스토리에 ‘아무리 발상이 자유로워야 하는 게임업체라지만 너무한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학생이라고 공부만 할 수 없지만 수업시간에 선생님 눈까지 피해가며 게임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죠. 유명 게임 업체가 이런 것들을 조장한다는 것은 더욱 좋지 않게 비춰지는 것입니다.

뭐, 이런 것들이 청소년들에게 범죄로 번진다든가 하는 말들이나 우려는 조금 오버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한게임이 하기에는 더 큰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주제라고 단언할 수 있겠네요.

대통령인지 아닌지 이제는 가늠도 하기 힘든 이명박 대통령이 ‘닌텐도 발언’을 한 뒤 ‘명텐도’가 마구 등장했는데요. 대통령이 한 마디 했다고 관련 정부 부처들이 한국형 닌텐도를 만들기 위한 지원책을 만드느라고 골머리를 썩고 있다는 보도 자료가 나왔습니다. 게임기와 관련된 하드웨어를 지식경제부가, 콘텐츠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하고 있는데, 두 부처가 경쟁적으로 발빠른 움직임으로 한국형 닌텐도를 개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참 대단한 충성심이 아닐 수 없는데요.

지식경제부는 지난 10일 게임 관련 원천기술개발에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대통령을 향한 딸랑이를 흔들었습니다. 앞서 지난달 21일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한국게임산업진흥원과 추진하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죠.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게임개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기업을 육성하는 등 차세대 게임시장을 창출·선점하기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펼칠 계획이라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그 사람들’말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 참, 명텐도DS는 연일 신작 소프트를 발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편성한 구체적인 계획이 참 가관입니다. 지식경제부는 '실감형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플랫폼'개발하는 데에 10억 원, '감성서비스 모바일 단말기' 개발에 15억 원을 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원천 기술을 게임업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하는데요. 또,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차세대 게임콘텐츠 및 솔루션 15개 과제에 45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서민들의 피같은 세금이 이 정책에 소비가 된다는 것인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요즘 온라인 게임 하나 개발하는 데에 100억 원이 훌쩍 넘긴다고 호들갑 떨었을 때가 벌써 3년 전인데, 무려 국가에서 글로벌 게임 산업을 위해 닌텐도DS에 버금가는 게임기를 만든다는 데에 투자하는 금액이 2개 부처 도합 70억이라고 합니다. 대체 누구 코에 붙이려고 저런 돈을 배정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는 거죠. 마치 ‘닌텐도DS에 버금가는 게임기를 만들려고 시도했었던 대통령’이라는 되도 않는 캐치프레이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게다가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이 주력인 국내 게임업계의 발전상황, 패키지 게임 산업이 왜 몰락했는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도 않고 시스템 자체를 개선하려는 아무런 노력도 보이지 않은 채 되도 않는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나선 정부의 모습에 사람들은 ‘피 같은 세금 낭비하지 말고 그 돈으로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내라’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참 하는 짓마다 어찌 저리 욕먹는 짓만 골라서 하는 건지요.

머릿속에 삽밖에 들어있지 않은 누구 덕분에 현 정부는 IT예산을 계속해서 줄이고 ‘삽질산업’에만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하는 위대하산 영도자 가카의 말씀 때문이죠. 그러면서 무슨 닌텐도 같은 걸 못 만드느냐고 말을 하는지 참 가관입니다. 플랫폼 산업이 뭔지, 서드파티가 뭔지, 일단 그런 것부터 공부를 했으면 좋겠군요.

아, 한 가지 더. 미안하지만 ‘닌텐도 같은 것’은 이미 국내의 게임파크라는 한 기업에서 GP32라는 휴대용 게임기를 만들었습니다. 하드웨어 성능 자체는 닌텐도DS보다 훨씬 더 좋죠.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산업진흥원, 그리고 국립국어원이 지난 1월 공동으로 발간, 배포한 ‘게임언어 건전화 지침서(이하 지침서)’에 따르면, ‘바보’와 ‘메롱’은 폭력적 표현이며, ‘결합’과 ‘경험’은 선정적 표현으로 지정을 했다고 합니다. 게임 내 금칙어로 지정을 한 것인데요.

지침서는 '직딩'이나 '원조', '같은' 등의 표현들도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게임 내 사용을 금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먹다', '구멍', '립서비스', '조개' 등도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금칙어로 선정했고요. 조금이라도 꺼림칙한 이미지가 연상되는 중의적(衆意的)인 단어는 일단 금지하고 본다는 식입니다. 여기서 금칙어란, 불건전성 등을 이유로 게임 내 채팅이나 검색 등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 표현들을 뜻합니다.

문제는 금칙어를 이처럼 과도하게 설정할 경우 이용자들이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축소시켜 온라인 공간의 소통이 불편해진다는 데 있다는 것이죠. 예컨대, 지침서의 권장을 따라 '개'를 금칙어로 설정하면 '개최하다', '개막식', '개념글' 등의 표현도 쓸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게임업계나 언어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지나친 언어통제'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 이런 이야기들을 규제한다고 규제할 수 있을까요?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하면 RPG게임을 서비스하는 모든 업체들이 '경험치'라는 표현을 삭제해야 할 것"이라며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앞으로 아이템을 먹었다라는 표현도 못 쓴다는 것이죠. 금칙어 설정의 효과가 없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다른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은 금칙어로 선정된 단어를 조금만 바꿔서 표현해도 얼마든지 원하는 뜻을 전달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2004년 서울시 버스개편 당시 서울시 측이 '명바기'를 게시판 금칙어로 설정했지만, 네티즌들이 '명배기', '맹바기', '맹배기' 등으로 표현을 바꿔가며 규제망을 뚫었었죠. 대중의 언어사용을 정부가 통제하려는 것 자체도 문제입니다. 금칙어를 통한 언어규제 자체가 문화적 권력통제의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판은 지침서를 발간한 기관도 일부 인정하고 있다. 게임산업진흥원의 문화진흥팀 이종훈 대리는 "마음만 먹으면 금칙어 설정을 피해갈 수 있는 것도 맞고, 과다한 금칙어 설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업체들이 탄력적으로 선별하고 수정을 했으면 좋겠다"며 "금칙어를 등급별로 나눠 분류했으니 참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