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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25화- 육아휴직과 퇴사
작성자 : 등록일 : 2011-09-30 오후 1:38:26


아직 앞날이 창창한 본인이지만, ‘세상 참 좋아졌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사실이다. 옛날에 비해 세상은 정말로 많이 좋아졌다.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통틀어 현대화가 되면서 점점 세상은 편리해지고 다양해지고 있으며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먹고 자는 것부터 심각하게 고민했던 세대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끝내주게 발전하고 있는’세상으로 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개개인에 대한 ‘인권’에 대한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 국민을 대표하는 이들을 국민이 직접 투표하는 선거제부터 시작해서(지금의 선거제도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선거제도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확립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이 들었는지 모를 것이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인권’이 강화되고 또 계속해서 중요시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회가 이렇게 변화를 함과 동시에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힘인 근로자들, 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대우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나날이 가면 갈수록 사업체에서 사원들을 위해 복리후생에 힘쓰고, 얼마나 많은 애사심을 개인에게 갖게 할 수 있는가가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근로자에 대한 대우와 처우가 달라진 것을 말하는 부분일 것이다.

‘노동착취’라는 말에 어울릴 법한 일들이 자행되고 있던 ‘그 때 그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환경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업계 종사자들, 특히 메이저 게임사들 이외의 게임사에서 재직을 하고 있는 이들은 여전히 한숨을 쉬며 ‘많이 나아진 세상’에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여전히 힘들고 각박하며, 꿈과 이상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모 중견 게임사에서 수 년 동안 게임 운영에 대한 업무를 맡아 하던 A는 최근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메이저 게임사로 이직을 감행했다. 그리고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세상’을 봤다. 이전 회사에서 볼 수 없었던, 생각도 할 수 없었던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회사 측에서 제안한 복리후생 제도는 너무나 깔끔하고 탁월했다. 특히, 자신에게 허락되어 있는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배려가 넘치는 모습에 이상적인 느낌을 받았다.

“입사 후 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던 직원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휴가를 쓴 적이 있다. 당시 프로젝트가 한창 중요한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이어서 휴가를 가는 것이 다른 대직자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이들도, 그리고 휴가를 쓰는 이도 아주 자연스럽고 기분 좋게 휴가를 쓰더라. 배려와 여유가 넘치는 환경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국내 산업 중에서도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산업’인 온라인 게임업계의 메이저 게임사들의 근무 환경은 매우 파격적이고 혁신적이다. 구글이나 애플과 같이 해외 기업들의 젊은 ‘센스’를 교본삼아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는 분위기를 창출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의 구글코리아의 사무실 모습. 놀고 싶게 만드는 구글의 사무실은 구글플렉스(Googleplex)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본사를 보면 시설의 위대함에 모두들 놀라게 된다. 본인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근무, 근무시간의 20%는 자기계발시간, 미용실, 수영장,배구장, 오락실, 뷔페식당 등 복지에 있어서 천국과 다름이 없다고.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사무실의 모습이기도 하다.


특히 젊은 업계 종사자들은 이런 분위기에 크게 호감을 갖고 회사에 출근하는 것을 ‘놀이동산 오듯이’받아들인다는 게 대다수 이들의 첨언이다. 다른 어떤 산업보다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게임업계인 만큼 ‘즐거운 직장’을 만드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체들에 뒤지지 않는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도 메이저 게임사들의 주가를 오르게 만들고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갖게 하는 심리적인 안정과 실질적인 안정을 동시에 주고 있다”라며 흐뭇해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견 게임사들과 중소규모군의 게임 개발 기업체들의 환경은 메이저 게임사들의 뒤를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다. 당연한 말이다. 벌어들이는 수익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중소 규모급 개발사에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휴식 환경과 근무 환경 조성을 요구하는 것은 어쩌면 칼만 들지 않은 날강도라고 해야 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A와 같이 중소 게임사에서 메이저 게임사로 이직을 한 이들의 말처럼 환경이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져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게임 런칭 전 투자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월급 체불이 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푸념 섞인 한숨을 내쉬고 있다.

A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게임사들의 복리후생 급수를 장난삼아 나눈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중견 게임사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명절 보너스가 안 들어와도 좋으니 스팸 선물세트는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장난 섞인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게임개발을 하는 동기들이 메이저 게임사로 입사해 ‘말끔한’환경에서 근무하는 것을 본이들의 허탈함은 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업계의 이런 환경의 열악함과 부조리함이 나름대로 업계에 정평과 이름이 나 있는 중견 게임사들에서도 행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때는 대한민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업체이기도 했던 그라비티가 육아휴직 후 복직한 직원에게 은근히 퇴사를 종용했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다시 한 번 중견 게임사들의 열악한 복리후생과 근무 환경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일차적으로 게임업체들의 고용 환경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실제 일선에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을 실망케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7일, 업계에는 이미 일본 게임사 겅호엔터테인먼트가 대주주가 된 그라비티에서 한 여성 직원이 임신 뒤 출산과 육아휴직을 썼다는 이유로 회사 측에서 은근히 퇴사를 종용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직접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냉랭하고 강압적인 분위기에 질려 사직서를 쓰고 말았다는 것이다.

△ 한 때 그야말로 ‘잘 나갔던’그라비티는 과거의 영광은 찾아볼 수 없는 위치로 전락해 있다.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최근의 루머와 같은 뉴스로 회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굴욕’이다.


이 직원의 주장에 따르면, 직접적인 퇴사 압력이 행사된 것은 아니지만 고위직에서 육아휴직 중 직급을 강등시키고 부당한 압력으로 비칠 만한 일들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강한 거부감과 “꼭 써야 하느냐”며 눈치를 줬다는 것이 이 회사가 직원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얘기다.

그라비티에서 5년 넘게 직장생활을 한 이 직원은 "처음부터 책임감 운운하며 육아휴직에 거부감을 보이더니 육아휴직 중 통보도 없이 팀장에서 팀원으로 해면했다"며 "복직 후에도 육아휴직에 대한 '괘씸죄'로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임신했다며 회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냐는 질문에 같이 일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받고 사측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만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1년 이내에 육아를 위해 휴직을 할 수 있고, 법적으로 육아휴직으로 인한 어떤 불이익 처우도 금지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게임업계의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라는 주장이다. 현행법 상 산전후휴가 혹은 육아휴직 기간과 이후 30일 이내에 근로자를 해고하는 사업주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물론 그라비티 측에서는 "장기간 팀장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둘 수 없어 팀 내부적으로 인사 절차만 미리 밟은 것이며 육아휴직을 이유로 눈치나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직원은 현재 회사 측의 설명을 납득하지 못하고 고용노동부에 고발 조치를 하는 등 법적 조치를 밟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어느 쪽이 말이 맞는지 정확한 내막은 아직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직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불이익을 당했을 수도 있으며, 앞 뒤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이들이 루머를 퍼뜨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때문에 피해자가 해당 직원인지, 혹은 그라비티 측인지는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중견 게임사를 둘러싼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특히 중견 게임사들을 둘러싸고 고용안정과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 시점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잡음이 일었다는 것은 직원들에 대한 처우에 분명 ‘아주 작은 것’이라도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개인의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데 있어서 눈치를 봐야 하는 업계.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루머로 뉴스에 보도가 되는 업계. 누가 이런 곳에서 일을 하고 싶겠는가. 넘쳐나는 총명한 재원들이 충원되지 않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할 때다.




겜툰 편집팀
editer@gamtoon.com

덧글쓰기
 
유희      [11-10-02]
게임은 감성판타지인데, 그 감성은 심신이 편안할 때 잘 뿜어져 나옵니다.
직원들의 심신을 불편하게 하는 그라비티가 망한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니가내친구      [11-10-18]
당연한 결과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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