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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연일 규제 소식, 게임업계 자정능력 ‘언제?’

작성자 :	등록일 : 2012-02-01 오후 4:35:25

수일 내에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에 이어 학교폭력 사태를 직면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새로운 규제책 발표가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선택적 셧다운제에 이어 또 다시 규제에 직면하게 된 게임업계의 행보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연이은 규제에도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 폐해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규제가 심하다며 불만만을 토로하고 있어 국내 시장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24일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등 학교폭력과 관련해 게임중독이 깊이 개연되어 있다고 판단, 연령대별로 나눠 게임사용에 시간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법안 발표를 할 날짜를 2월 초・중순으로 잠정적으로 결정하고 사실상 법안을 발표할 준비 작업에 착수함에 따라 게임업계는 연초 연속적인 규제 법안에 직면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는 ‘요지부동’으로 아무런 반응이나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업계가 셧다운제와 마찬가지로 ‘군소리 않고’규제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내 게임 유저들이 받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번 규제 법안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교과부는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인해 게임을 더 이상 청소년들의 여가책으로 바라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어떤 의도가 담겨져 있는 법안이 되었든, 업계로써는 교과부가 마련하는 또 다른 규제책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당초 교과부가 마련할 것으로 유력했던 규제 법안은 연령대별로 시간제한을 두고 이를 강제적으로 컨트롤하는 방법이 선택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초, 증학생을 대상으로 연령대별로 하루에 이용할 수 있는 게임 한도 시간을 정해놓고 시간을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던 것.

그러나 법안 발표가 2월달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과부에서 마련할 새로운 업계 규제에 대해 “학생들이 게임을 2시간 정도 하면 10분 정도 접속이 끊어지는 이른바 ‘쿨링오프’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라며 “반드시 ‘쿨링오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혀 새로운 방향의 규제책이 마련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 강력한 규제 의지를 밝힌 교과부의 새로운 규제책은 업계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만약 이 장관이 밝힌 것처럼 ‘쿨링오프’시스템 스타일의 규제책이 적용된다면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 그리고 새로운 쿨링오프 시스템 규제를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접속을 차단해야 하고, 학부모나 시민단체가 원하는 시간대에 별도로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접속을 차단해야 하며, 강제적 셧다운제 시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2시간 연속으로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게 된다면 접속을 10분씩 끊어야 한다.

교과부가 강력하게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 차단을 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이유에 대해 업계는 게임 중독이 청소년들의 폭력성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대구 중학생 학교폭력 자살 사건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사회적 사건에 게임의 연루가 불거지면서 교과부 장관이 이에 진노, 게임의 폭력성이나 선정성보다 학생들이 게임을 하는 절대적인 시간에 초점을 맞추고 규제를 실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장관이 직접 지시를 내린 만큼 법안 상정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절대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시간제한이 대상이 된 만큼 중학생의 경우 하루 3시간 이상, 또는 연속으로 2시간 이상 게임을 하면 강제로 게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혹은 어느 정도 게임 접속을 막는 방식을 적용시킬 것으로 보인다”라며 “연령과 본인인증이 자연스럽게 이행되어야 하는 PC, 온라인 게임 분야가 우선 적용 대상이 될 것”이라며 대략적인 교과부 규제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교과부의 강경한 입장에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 그리고 여가부에 교과부까지 세 부처가 추진 중인 규제안을 모두 만족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효성 여부를 떠나 유저들에게 게임을 즐기게 하는 원활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대다수의 우려다. 한 업계 전문가는 “실효성 여부를 떠나 유저들이 이리저리 꼬여 있는 규제를 뚫고 편히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라며 규제 피해가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업계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규제에 대한 피해보다 게임업계가 더욱 음성화 될 것이라는 데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셧다운제와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청소년 유저들이 규제를 피해 개인정보 도용을 할 것이 불 보듯 뻔 하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규제책들이 유저들의 불법적인 게임사용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서 떳떳하게 게임을 하지 못한다는 박탈감은 상대적으로 큰 것이 사실이다. 청소년 게임 유저들은 “우리가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왜 마음대로 게임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냐”라며 자율권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이럴 때야말로 ‘총대’를 지고 목소리를 내야 할 업계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게임업계가 짊어져야 할 부담도 상당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셧다운제 관련 시스템을 적용시키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해 개인 인증 시스템 수정을 한 게임 업체들은 또 다시 교과부의 규제책에 따라 시스템 변경을 해야 하는 곤란한 입장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한 게임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중앙에서 유저들의 게임 접속을 직접적으로 차단하고 컨트롤하는 시스템은 이전 일괄 적용 셧다운 시스템보다 더 복잡할 것이 확실하다”라며 “이전 셧다운 시스템 적용 비용보다 더 많은 수준의 물적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닥쳤음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대응책이나 사회적인 사선과 정부의 규제책을 상쇄시킬 만한 자정활동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으로 여전히 불만 섞인 목소리는 팽배하지만 딱히 이에 대해 이렇다 할 확실한 목소리나 반대 입장도 내지 않은 채 주무부처인 문화부의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유저들 또한 “이렇게 국내 업계가 계속해서 규제로 축소되다 가뜩이나 좁아 진 국내 시장은 포기되고 해외만 각광받을까 걱정”이라며 규제로 인해 축소될 업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수근 게임물등급위원장은 계속되는 정부의 규제책 도입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사회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게임만을 꼽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정 노력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 또한 이와 같은 규제책이 대두된 데에는 업계가 자체적으로 안팎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애써 외면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문제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님에도 불만만 터뜨릴 뿐 이렇다 할 대응책이나 업계 자정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연말연시 일발적인 봉사활동이나 사회환원 활동보다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시스템을 고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또 다시 업계를 아우르는 강력한 규제책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적지 않은 영향으로 사회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근본적으로 짊어져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주장은 다시 한 번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막대한 수익을 내는 게임업체들이 일정의 수익을 포기하고 자정능력을 보여줘야 할 때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규제를 직면한 업계의 선택이 귀추를 주목시키고 있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