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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AI 접목 게임 개발, '우려·기대·냉정 사이'
작성자 : 등록일 : 2023-04-25 오후 10:00:38



2023년 1분기 IT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AI 기술이었다. 미국 개발사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 서비스 '챗 GPT'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며 기반 기술인 AI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AI란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뜻을 가진 용어다. 컴퓨터나 계산기 같은 기계장치는 인간보다 연산·저장 능력이 뛰어난 반면 상황을 인지하고 추론하는 능력이 없거나 부실하다. 여기에 인공적으로 지능을 부여하고 추론 능력을 갖추게 하는 기술이 바로 AI다.

컴퓨터를 활용한 기술인 만큼 AI 활용법을 주로 논의 중인 분야에는 컴퓨터 관련 산업이 많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중인 AI 코딩 프로그램 '코덱스'가 있다. '코덱스'는 유저가 자연어로 지시를 내리면 AI가 이를 프로그래밍 언어로 변환해 대신 코딩해 주는 서비스다. MS는 발표 당시 궁극적으로 코딩 지식 없이도 자연어로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노 코드' 시대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컴퓨터 관련 산업 중 하나인 게임 개발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국내외 여러 게임사가 게임 개발에 AI를 접목했거나 접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된 접목 방식은 두 가지로, AI를 게임 개발 단계에서 활용하거나 혹은 게임 시스템 자체에 AI를 활용하는 식이다.



유비소프트 AI 작가 '고스트라이터'

일부 게임사들은 AI를 작업 보조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람이 작업할 때와 AI가 작업할 때 비슷한 결과물이 나오는 반복 작업을 AI에 맡기고 사람은 비교적 창의적인 업무에 투입되는 방식이다.

펄어비스는 광원이나 빗줄기, 바람에 의한 오브젝트 움직임 등 복잡하고 기하학적인 계산에 AI를 활용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펄어비스는 이 기술을 통해 게임 객체를 대량 배치할 때 수동으로 일일이 배치하는 대신 영역을 지정하면 AI가 자동으로 배치해 주는 시스템을 도입, 개발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개발 중 신작 '프로젝트 M'을 더 자연스러운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 중이다. 스토리 전달을 위해 서로 다른 NPC를 다수 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NPC를 하나씩 디자인하는 대신 음성 합성과 표정 애니메이션 등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AI를 창작 분야에 도입한 게임사도 있다. 유비소프트는 대사 생성 AI '고스트 라이터'를 개발했다. 게임 진행 중 스쳐 지나가는 NPC 대사 등 내용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아도 게임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필요한 대사를 생성하는 용도다. 중요 대사는 처음부터 게임 작가가 직접 창작하며, 사소한 대사는 AI가 여러 선택지를 제시한 뒤 게임 작가가 하나를 선택해 다듬어서 적용하는 방식이다.



스퀘어 에닉스 AI 테크 프리뷰: 포토피아 연쇄살인 사건


AI가 지닌 기능을 게임 핵심 시스템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자연어를 인지하고 해석할 수 있는 대화형 챗봇 등 생성형 AI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크래프톤은 사내 프로젝트팀을 구축해 AI 적용 게임 '위시토크'와 '푼다'를 개발 중이다. '위시토크'는 게임 속 캐릭터들에게 채팅으로 말을 걸면 AI가 자연어를 해석하고 답변하는 소셜 게임이다. '푼다'는 AI가 유저 실력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새로운 퍼즐을 생성하는 게임이다. 플레이할 때마다 새로운 퍼즐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구글은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진과 협업해 NPC가 단순히 유저 채팅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단계를 넘어 각 NPC 개체가 고유한 설정을 가지고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유저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도 NPC 사이에서 소문이 퍼지거나 새로운 설정이 부여되는 등 자연스러운 세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스퀘어에닉스는 AI 기술을 적용한 무료 게임 '스퀘어 에닉스 AI 테크 프리뷰: 포토피아 연쇄살인 사건'을 공개했다. 1983년 출시한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에 AI 기술을 도입해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정확한 명령어를 입력해야 시스템이 인식하고 따르는 방식이었으나 리메이크에는 AI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접목해 명령어가 틀려도 뜻만 맞으면 인식되는 기능이 추가됐다.




업계에서는 게임 개발에 AI가 도입되는 상황을 크게 세 가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AI가 개발자를 대체할 거라고 불안해하는 이들도 있고,반대로 AI 도입으로 게임 개발 문턱이 낮아지며 오히려 개발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추측하는 이들도 있다. 한편 AI를 단순한 개발 도구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다.

AI 도입을 우려하는 이들은 AI가 게임 개발에 더 많이 관여할수록 게임 개발자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비록 최종 완성이 중견 개발자 손에서 이뤄지더라도 신인 개발자들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다. 이들은 신인 개발자 감소가 전반적인 게임 개발자 인력 풀 축소를 초래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시간이 흐른 뒤에는 게임 개발을 감독할 중견 개발자 수도 줄어들며 전반적인 게임업계 수준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개발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시각은 AI 기술이 게임 개발 난도를 낮춘다는 관점에서 시작됐다. 생성형 AI를 통한 코드 작성, 상용 그래픽 에셋, 최신 게임 엔진이 제공하는 AI 툴킷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아이디어만 있고 프로그래밍 능력이 없어 게임 개발에 도전하지 못했던 이들도 개발자로 거듭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개발자는 AI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결국 도구에 불과한 만큼 앞으로 게임 산업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전적으로 사람 손에 달렸다고 말한다. 게임 산업 핵심은 창의력이며, AI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창의력은 AI를 다루는 사람 몫이라는 시각이다. 이들은 또한 AI 도입으로 인한 개발자 수요 감소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천공 카드가 도태되며 구멍을 뚫는 직원들이 실직했듯, 새로운 기술로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새로 생기는 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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