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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 INSIDE 32화- 엔씨소프트의 훈훈한 미담들, 게임에 대한 인식 재고 기대

작성자 :	등록일 : 2012-03-15 오전 11:04:24

오늘날에 있어 게임이라는 단어가 시민사회의 의견을 대표하고 있는 학부모들-특히 학구열을 불태우는 어머니들이 그럴 것이다-에게 있어서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인식은 굉장히 좋지 않은 것임에 틀림이 없다. 공부를 해야 하는 자녀가 학업에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쓰라고 사 준 컴퓨터를 가지고 노상 게임만 하고 있으니. 당연히 곱지 않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아마 본인이더라도 그랬을 것이다).

게다가 국내 주요 언론들이 앞 다투어 ‘게임을 하면 뇌파가 어떻게 된다더라’라고 한다거나 ‘게임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라며 자극적인 보도를 하고, 정치인들이 나서서 ‘게임은 나쁜 것이므로 규제해야 한다’라고 앞 다투어 나서는 통에 학부모들의 인식 속에 있는 게임이라는 존재는 나날이 가면 갈수록 해로운 것이 되어가고 있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것이 현재. 게임업계는 게임이라는 문화 엔터테인먼트가 많은 이들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을 강조하고 또 그 순기능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게임문화에 대한 재고 인식은 업계의 마음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매년 사회 공헌을 위해 봉사활동에 나서고, 사회공헌 브랜드를 따로 만들어 런칭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게임업계의 사회환원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최근, 게임으로 인해 작은 생명이 목숨을 구하는 감동적이고 훈훈한 미담이 전해져 업계에 용기를 줌은 물론, ‘게임이 결코 나쁘거나 해악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사회적 인식으로 좋지 않은 게임으로 ‘유명한’ 인기작을 매개로 이런 훈훈한 미담이 전해졌기에, 뜻깊은 일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하다.

지난 1월 30일, 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에 눈길을 끈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생후 40일이 된 딸아이가 있는데, 사경을 헤매는 상태지만 수술비가 없어 도움을 청한다는 글이었다.

리니지의 크리스터 서버에 ‘사망률’이라는 아이디를 둔 A씨(29)는 게시판의 글에서 생후 40일 된 딸이 구개구순열(소위 언청이)라는 진단을 받고, 이 외에도 귀가 머리 쪽에 붙고 뇌출혈의 가능성을 보여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도움을 청했다. 그는 게시글을 통해 “딸아이를 낳았는데 구개구순열(언청이)다. 수술을 해야 하는데 변변치 못한 직업 때문에 쉽지 않다.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글을 올려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글과 인큐베이터 속 아이 사진을 남겼다.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자 A씨의 글은 폭발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아이 아버지는 방송 계통의 일용직 구직자로 실업 상태에 가까웠고, 어머니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산후 조리도 제대로 받지 못해 400여만 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대기가 힘들다는 사연은 글을 접한 리니지 유저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게시판지기는 해당 게시물을 안타까운 사연에 보다 많은 온정을 받을 수 있도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게시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했고, 이를 접한 유저들은 아이를 도울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400만 원이 없어 생사의 기로에 선 작은 생명을 위해 게임 유저들이 십시일반 온정을 보탰다. 그야말로 ‘따뜻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전형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었다.

△ 안타까운 사연이 게시판을 통해 올라오자, 많은 유저들은 관련 커뮤니티를 통한 온정 나누기를 시작했다.

유저들은 생사의 기로에 선 아이를 도울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아고라 모금 서명운동을 통해 지난 3월 5일 한국사회복지관 협회의 심사를 받아 모금이 개시됐다. 한 달여의 기간을 잡고 진행된 모금. 이 모금 과정과 속도는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단 2시간 만에 수술비 400만원이 모인 것이었다.

이렇게 모여진 모금액은 A씨 부부에게 전해졌으며, 인큐베이터 속 아이는 4월 18일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측도 자발적인 성금 모금 결과에 환영과 기쁨의 뜻을 나타내며 아이의 수술이 끝나는 대로 가정을 방문, 육아에 필요한 물품 등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훈훈한 미담과 성금으로 생사의 기로에 선 아이의 수술이 결정되자 리니지 유저들은 물론 많은 네티즌들은 감동을 받았으며 용기를 전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가정을 꾸린 만큼 책임감이 더 강해야 할 것”이라는 따끔한 일침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아직 세상은 따뜻한 온정이 살아 있는 것 같다”, “수술을 받을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다. 아이가 빨리 건강해 지길 바란다”라며 감동을 받았다는 사연이 줄을 이었다.

A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평소 즐기던 리니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것”이라며 “이번 일로 인해 더욱 책임감을 다지게 되었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우리보다 더 어려운 분이 있으면 도와가면서 살아가겠다.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사실, 게임을 통한 온라인 네트워크가 따스한 온정으로 그 역할을 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많은 유저들을 보유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게임들에서 이런 감동적인 사연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과거 리니지2에선 한 유저의 어머니가 사고로 중화상을 입고 수술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소식에 해당 유저의 혈맹이 돈을 모아 2,400만원을 수술비에 보태는 미담이 전해지기도 했다. 특히, 이 중에는 게임에서 적대관계에 있는 혈맹들도 모금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리니지2 유저 부부 이야기도 유명하다. 이들 부부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반신마비가 되고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남편은 신경치료, 정신건강을 위해 리니지2를 시작했고, 게이머들이 딱한 이야기를 듣고 선물로 사이버 결혼식을 마련해 감동을 선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 이 부부는 실제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밝혀 보는 이들을 가슴 뭉클하게 했다.

리니지 뿐만이 아니다. 작년 4월에는 아이온 유저들이 출산 중 출혈과다로 급히 Rh-B형의 혈액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청하는 글이 올라오자, 15명의 아이온 유저들이 자청해 헌혈을 진행해 산모와 아기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 모금 속도는, 게임이 단순히 오락의 기능만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엔씨소프트에서는 연 2회(3월, 9월) 정기적으로 ‘사랑의 헌혈’이라는 헌혈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5년 ‘사랑의 헌혈’이라는 이름의 행사가 처음으로 진행된 이래 2008년까지 비정기적으로 진행된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 수혈이 필요한 사우를 도와주기 위해 헌혈증을 모아 전달한 것을 계기로 정기적으로 회사 차원에서 헌혈을 하고 헌혈증을 모아주자는 사우들의 의견이 모아졌고, 2011년부터 정기적으로 ‘사랑의 헌혈’ 행사가 본격적으로 진행하였다.

‘사랑의 헌혈’ 행사는 헌혈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헌혈을 하고 받은 헌혈증을 기부받아 저축하는 ‘헌혈 뱅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아둔 헌혈증은 엔씨소프트 직원 및 엔씨소프트 직원의 가족이 도움이 필요할 경우 효율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사랑의 헌혈’은 엔씨인 유대감 강화와 함께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게임을 통한 온정 나누기와 선행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MMORPG같이 다른 게임과는 달리 유저 간 소통이 자유롭고 활발한 게임들을 중심으로 이런 미담이 전해지는 이유에 대해 단기적으로 끝내는 ‘오락’의 개념이 아닌, 현실과 다른 삶을 또 다른 세계로 받아들여져 현실로 온정이 이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유저들이 또 다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만큼 불우이웃과 온정을 나누는 것도 현실적으로 접근하게 된다는 것이다.

게임에 대한 온갖 부정적인 역기능과 어두운 일면이 부각되고 강조가 되고 있는 가운데 펼쳐지고 있는 ‘게임을 통한 온정 나누기’는 왜곡된 시선을 제대로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사이버 세계에서 사회성을 나누고 건전한 놀이문화를 통해 생각과 사고를 공유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매년 3월과 9월 첫째주 목요일에 진행되는 “사랑의 헌혈”은 엔씨소프트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

게임은 최근 따스한 온정을 나누는 커뮤니티의 장이 될 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 경제를 토론하는 건강한 토론의 장이 되고 있기도 하다. 탈 사회 구성원을 부추기는 암적인 존재가 아닌, 건전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게임이라는 하나의 놀이 문화가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목을 받는 것은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이러한 미담과 훈훈한 사연, 그리고 순기능들의 부각,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통해 심각하게 뒤틀려져 있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말끔하게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