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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3 2012, 눈살 찌푸리게 하는 미공개 전시관

작성자 :	등록일 : 2012-06-08 오전 12:47:58

북미 최대 게임쇼인 E3 2012가 미국 LA에 위치한 LA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도 성황리에 행사가 진행 중에 있다. 각 게임 개발사 및 플랫폼 홀더 들은 자사에서 개발한 새로운 콘텐츠를 소개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관람객에게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게임 개발사 전시관은 미공개 전시관을 너무 과도하게 설치해 관람객으로부터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일부 전시관의 경우는 80% 이상이 미공개 전시관으로 만들어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E3가 북미 최대 게임쇼라는 점에 이견이 있는 독자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수년째 최고의 게임쇼로 군림하고 있는 E3는 게임 유저들을 비롯해 관계자들에게 놓칠 수 없는 큰 행사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E3도 미공개 부스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문제 시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열린 E3 2011의 경우는 그 정도가 심해 대부분의 전시관에 1곳 이상 미공개 시연대를 설치해 놓은 곳이 상당 수 있었다.

문제는 전시회의 목적에 과연 미공개 전시관이 필요한지는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다. E3의 경우 수많은 관계자가 찾는 큰 행사지만 일반 관람객도 상당수가 찾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만나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입장료가 상당히 고가인 것은 그만큼 관람객들도 즐길 권리가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하지만 충분한 금액일 지불한 만큼 관람객들이 이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 배경에는 미공개 전시관이 있고 관계자가 아니면 출입이 어려운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관계자가 아닌 일반 관람객이 시연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일부는 완전 폐쇄형 전시관을 만들어 놓은 곳도 있다.

E3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자사가 개발하는 콘텐츠, 게임 등을 소개하는 자리다. 하지만 특정 인물들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에 게임 개발사 등은 보안이 목적이라고 하는데, 재미 있는 것은 아무리 게임 개발사가 보안 유지를 위해 노력해도 다른 곳에서는 정보가 세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캡콤의 전시관은 80%가 넘는 비중을 비공개 시연대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플랫폼 홀더 전시관에 가면 해당 게임들을 즐기는데 큰 무리가 없다. 또 미디어들의 취재도 오히려 플랫폼 홀더 쪽이 더 자유롭다.

결국 보안 문제라고는 하지만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괜한 게임 개발사의 고집 때문에 애꿎은 관람객들만 이리저리 휘둘리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제한된 조건 속에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는 것은 어느 정도 게임 개발사에서 재량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전체를 다 막아 놓고 외부에는 영상만 상영하는 성의 없는 행동은 분명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E3의 이런 모습을 국내에서 열리는 지스타도 은연 중 따라 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 특히 일반인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지스타의 경우 이런 행동을 할 경우 관람객의 불만은 폭주할 수밖에 없지만 역시 보안 이슈를 들어 게임 개발사들이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눈에 띤다.

차라리 공개가 껄끄럽다면 전시회 참석보다는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 이벤트를 펼치는 편이 차라리 더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같은 목적이라면 적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게임을 알리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옳을 것인데, 비공개 전시관은 전시회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짜증만 불러 일으키는 암적인 존재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동경게임쇼에서 콧대가 높았던 한 게임 개발사가 관람객의 외면을 받자 전면 개방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고 전해진다.

결국 비공개 전시관은 보안 이슈를 내세우고 있지만 어쩌면 비뚤어진 자만심의 표출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적어도 전시회에 나왔다면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함에도 꼭꼭 숨겨 마치 우리는 뭔가 중요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과시하는 것은 성숙한 기업 문화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일류 게임 개발사라면 이런 행동 보다는 좋은 게임,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