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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게임시간선택제’시행, 게임관련 규제 끝날까

작성자 :	등록일 : 2012-07-06 오전 11:59:57

지난 7월 1일자로 선택적 셧다운제로 불린 ‘게임시간 선택제(이하 선택제)’가 명칭을 바꿔 시행된 가운데, 강제적 셧다운제에 이은 추가적 새 규제법 도입으로 인해 그 동안 게임업계를 옭죄어 왔던 게임업계 관련 규제가 일단락 지어질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게임업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지난달 26일 선택적 셧다운제라는 이름으로 준비해 왔던 법안을 일방적이라는 어감으로 인해 거부감이 있다는 여론을 수렴해 ‘게임시간 선택제’로 이름을 바꾸고, 7월 1일부터 전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18세 미만 청소년이 온라인게임에 가입할 때나 사용할 때 부모나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부모나 법정대리인이 자녀가 즐기는 게임 홈페이지나 게임이용확인서비스를 통해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 및 결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포함하고 있다.

하반기의 시작과 동시에 또 다른 규제책이 주무부처의 손으로 직접 도입이 실시되면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게임업계를 아우르고 있던 규제 움직임 이슈가 사그러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기대감이 일고 있다.

선택제의 주요 골자는 청소년들이 온라인게임을 이용하거나 가입을 할 때 부모나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모나 법정대리인은 자녀가 즐기는 게임 홈페이지나 게임이용확인서비스를 통해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과 결제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게임에 적용되며, 부모와 법정대리인의 선택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이 제한될 수 있는 법적 규제와 장치 마련이 마무리 된 것이다.

이 제도는 지난 7월 1일부터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101종의 게임에 적용되었으며,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국내를 대표하는 메이저 게임사들은 물론 매출 300억 이하 종업원 300명 이하의 중소기업 14곳이 운영하는 게임에도 해당 제도 적용이 이루어지게 됐다.

물론 해당 규제 적용 이후 청소년들이 게임회원 가입을 위한 절차는 보다 더 까다로워졌다. 일단 청소년 본인의 본인인증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졌다. 기존에는 청소년 자신의 본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됐지만, 해당 규제 시행 이후에는 회원가입 절차에 부모동의란에 부모 혹은 법정대리인의 연락처를 기입하게 되었다.

△ 선택제로 이름이 바뀐 선택적 셧다운제. 부모가 자녀들의 게임 이용에 심각성을 인지하고 컨트롤에 대한 의지와 관심을 보인다면 충분히 개입의 여지는 있다.

연락처를 기입한다고 해도 그대로 게임가입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연락처를 통해 게임사가 부모에게 게임가입 여부를 알리고 부모가 이에 동의를 하게 되면 게임가입이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게임 접근이 보다 어려워 진 것이다.

자녀의 게임이용 자체에 대한 컨트롤이 가능해 진 만큼 이용 게임물의 결제를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이용하는 게임물과 게임이용시간, 그리고 유료 콘텐츠의 결제 현황을 게임이용확인 서비스를 통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가입 현황과 사용 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됐고,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고자 한다면 해당 게임사의 사이트를 방문해 제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부모가 원한다면 자녀들의 모든 게임 활동 데이터와 유료 아이템 결제 내역 등을 받아볼 수 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자녀들의 게임 이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컨트롤 할 수 있는 데이터를 부모들이 받을 수 있는 제반 환경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을 축으로 하는 게임에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제가 실시됨에 따라, 당장 해당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을 하는 영향을 게임사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셧다운제에 이어 선택적 셧대운제를 운영하는 운영비용과 시스템 구축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매출은 감소할 것임에 자명하기 때문이다. 메이저 게임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중소 게임사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임에 틀림이 없다. 한 중소 게임사 운영 직원은 “당장의 개발비가 아쉬운 중소 게임사들은 일괄 셧다운제 시스템 구축도 어려웠는데 또 다시 선택적 셧다운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부담을 지니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일괄적 셧다운제와 마찬가지로 선택제는 그다지 큰 실효성이나 영향을 발휘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 자녀들의 게임 이용에 부모들이 동의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가입을 신청하는 청소년이 연락처를 기재하는 성인의 자녀라는 것이 증명되려면 관공처 등에서 발급하는 재증명 문서가 필요하다. 그러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만 하는 의무는 없으며, 이를 실시하게 되면 또 다시 개인정보 과수집 문제가 불거진다. 이를 시행하는 부모들에게도 거부감을 부르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이 개인정보나 가족관계 등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확인할 수 없다면 부모동의는 유명무실해진다. 아무 성인에게 ‘동의’를 해달라고 하면 그만인 것이다. 이미 많은 청소년들은 이와 같은 허점을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이런 허점을 이용한다면 규제는 유명무실해진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쓸데 없는 곳에 돈을 쓰는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일리가 있다.

△ 자녀와 부모의 관계를 확인해 줄 수 있는 강제적 시스템이 없다는 점에서 제도의 허점은 분명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관심을 가지는 부모들에 한해서는 실효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인인증 제도 자체가 없는 ‘스타크래프트’등 인증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게임들에는 이와 같은 제도가 적용되지 않아 역차별 논란도 꾸준히 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선택제 시행 이후 게임업계는 동요 없이 기존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대로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7월 1일 이후에도 게임사 주식 변동은 변함이 없는 상황. 한 게임업계 애널리스트는 “선택제에 대한 이슈는 꾸준히 국내 업계에서 이슈가 되어 왔던 만큼 이미 주가 등에 충분히 적용, 새삼스레 다시 이슈가 될 이유가 없다”라고 밝혔다.

전체적인 영향력이 적고 실효성도 의문이 드는 규제지만, 게임업계가 주무부처의 주도 아래 규제책을 자체적으로 도입한 만큼 그 동안 게임업계를 옭죄어 온 규제책 도입 이슈가 일단락 될 것인지에 대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택제나 강제적 셧다운제 모두 적용이 되었지만 실질적, 제도적 문제로 인해 실효성 있게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된 만큼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성의를 다했다”고 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선택제가 실효성 논란이 있지만 부모가 관심을 가지면 자녀들의 게임이용 등에 현명한 대처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하겠다”라며 “부모들의 관심과 가정에서의 관리를 보다 크게 강조한 법안인 만큼, 게임업계에 더 이상 규제로 인한 악영향은 없기를 기대해 본다”라고 밝혔다.

겜툰 송경민 기자
songkm77@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