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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추억의 게임] 이 게임을 아시나요!!- 시드마이어의 문명2

작성자 :	등록일 : 2010-10-15 오후 5:10:35

참 신기한 것은, 게임을 접하는 순간 강렬한 임팩트를 받는 경우는 그 임팩트, 그 재미가 그렇게 길게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맨 처음 느꼈던 그 기상천외한 재미, 처음 만났던 그 재미가 시종일관 지속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시종일관 재미가 지속되는 게임을 하다보면 자기 자신이 이 게임의 세계에 계속해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도 모르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속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 새인가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다. 그야말로 ‘깜놀’. 타임머신이라도 탄 것 같지만 그런 것이 있을 리 없다. 즐거운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지루한 시간은 1분 1초가 1년 같다고들 한다. 그것이 타임머신의 정체라면 정체랄까.

지속적으로 유저를 재미에 빠지게 만드는 게임들. 편린적인 재미에 그치지 않고 ‘타임머신’을 태우게 만드는 게임을 했던 경험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디 가서 게임 좀 했다고 하는 유저들은 이런 경험쯤은 한두 번 정도는 해 봤을 터.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하는 게이머들은 없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 나는, 나는 시드마이어가 싫어요!!

우후죽순, 그야말로 엄청난 숫자의 온라인 게임이 생산이 되는 작금의 국내 게임업계. 그러나 우리들을 ‘타임머신’을 태우는 게임들은 그 숫자에 비해 상당히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어쩌면 학창시절, 그리고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된 지난 시간에 ‘타임머신’을 태우게 한 게임들을 추억하고 또 그 재미를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는 일일 것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그 추억과 기억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는 일일 게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추억의 게임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이렇게 ‘타임머신’을 태우는 게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시뮬레이션이 참 많다는 것이다. 이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의 매력이란 참으로 오묘한데, 기본적으로 액션이나 슈팅, 혹은 RPG보다 더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의 접근성을 갖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활한 게임 진행과 재미를 느끼기 위해 ‘알아두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어떤 게임들은 공부 수준으로 게임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편하고, 쉽고 원터치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요즘의 세대들이 쉽게 게임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벽’을 뛰어넘는다면, 그야말로 무임승차 타임머신을 타면서 ‘돈데기리기리’를 외치고(이 개그를 알아듣는다면 당신은 최소 20대!)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우리는 그 게임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눈을 감고 ‘그 땐 그랬지……’라며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추억을 곱씹게 될 것이다.

최근, 신작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시간여행을 시켜서 세간의 질타(?)를 받고 있는 그 게임 시리즈도 아마 훗날 그런 추억의 대상이 될 것이며, 지금, 우리가 그렇게 추억을 곱씹을 게임인 저 악명 높은 ‘시드마이어의 문명’시리즈의 2번째 작품, ‘시드마이어의 문명2(Sid Meier's Civilization2)’또한 그렇다.

보드게임과 해적 이야기를 좋아하는 소년으로 유년기를 보낸 시드마이어는, 해적 이야기로 접한 역사 이야기에 심취한 소년이기도 했다. 미국 미시간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낮에는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고 밤에는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같은 게임에 심취해 시간을 보냈다고. 그렇게 평범한 ‘게이머’로써의 삶을 살고 있는 그가 미 국방성 비행 조종사였던 ‘빌 스텔리(Bill Stealey)’를 만난 것은 그야말로 운명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다소 소심하고 내성적인 시드마이어는 빌을 만나 레드바론이라는,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면서 게임 개발과 컴퓨터 관련 사업에 대한 교감을 나누게 되었고, 내성적인 성향의 게임 개발자인 시드마이어와 호쾌하고 대범한 성격의 사업가인 빌은 마이크로프로즈(MicroProse)라는 게임 회사를 설립해 ‘시드마이어는 게임을 만들고, 빌은 게임을 판매한다’라는 아주 단순한 전략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 아마, 패키지 게임 유저들에게는 FM과 더불어 최고의 ‘악마의 게임’이지 않을까.

회사 창립 초기, 두 이의 공통 분야였던 ‘밀리터리와 관련된 게임’을 만들기로 결의한 그들은 솔로파이트, 나토 커맨더, F-15스트라이크 이글, 건쉽, 에이본 레인저 등을 출시하며 점점 시장에서의 장악력을 넓혀갔고 차고 규모로 시작한 사업은 성장 가도를 달리며 주목받는 신예 게임 개발사로 성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회사가 성장을 거듭하고 있던 1985년 무렵, 시드마이어는 그 동안 자신이 어렸을 적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던 분야인 해적을 소재로 한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이에 대해 빌과 상의를 하게 된다. 이 때 빌이 그 동안 도전하지 않았던 밀리터리 분야 이외의 소재로 게임을 만든다는 것에 대해 판매를 극대화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게임 명에 개발자인 시드마이어 본인의 이름을 넣기를 제안하기에 이른다. 물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그가 버젓이 판매가 되는 게임 패키지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는 것을 반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개발자의 이름을 넣은 타이틀이 호응을 얻어 개발자 자체가 유저들 사이에서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면 우리 회사에서 만들 후속작들의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날카로운 마케팅 전략을 하게 된 빌의 고집은 끈질겼고, 시드마이어 역시 자신에게는 상당히 애정이 깊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었던 해적을 소재로 한 게임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면 기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 제안을 허락하게 된다. 이렇게, 1987년 등장한 시드 마이어의 해적(Sid Meier's Pirates!)과 1990년에도 시드 마이어의 레일로드 타이쿤(Sid Meier's Railroad Tycoon)에서 처음으로 시드마이어라는 개발자의 이름이 게임 명에 들어가게 된다.

1980년 후반부는 전 세계 PC게이머들이 그야말로 ‘흥하던’시기라 할 수 있었다. 가정용 PC가 본격적으로 보급이 되고 IBM PC의 MS-DOS의 OS가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손쉽고 널리(물론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복잡하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OS지만) 사용되어지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의 PC게임들의 판매고는 그야말로 최고를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세계 게임 시장의 중심은 아케이드에서 PC게임으로 옮겨가고 있었고, 이런 와중에 특유의 솜씨로 양질의 PC게임 인기작들을 만들어 낸 시드마이어와 그들의 회사인 마이크로프로즈는 나날이 성장을 하고 있었다.

시드마이어의 해적과 시드마이어의 레일로드 타이쿤이라는 타이틀로 시드마이어라는 이름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알리기 시작한 그는, 차기작으로 자신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보드게임에 대해 주목을 하기 시작한다. 당시 PC게임사들은 복잡다단하고 심오한 게임성을 갖추고 있었던, 그렇지만 많은 이들을 상당한 몰입의 세계로 인도를 하고 있던 보드게임들을 컨버전하기 위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유년기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다양한 보드게임들을 섭렵하던 ‘보드게임 마니아’시드마이어 역시 그런 붐의 한 가운데에 있었다.

그리고 그가 주목한 것은 1980년에 출시된 보드게임 ‘문명(Civilization)’이었다. 최대 7인 참여 가능 플레이, 한 번의 게임이 끝나는 데 6시간은 족히 걸린다는 엄청난 마약과도 같은 매력을 가진 게임, 역사학에 심취해 있던 시드마이어가 여러 문명의 충돌이 만들어내는 게임을 주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각 플레이어가 자신의 문명을 최대한 발전시켜 상대의 문명을 멸망시킨다는 내용의 이 게임은, 각 문명의 테크라든가 건축, 혁명, 발전과 기아 상태, 기술 등의 시스템들이 구축이 되어 있었다. 당연히 이렇게 복잡한 체계와 시스템의 보드게임을 PC게임 상으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러나 엄청난 시행착오 끝에 시드마이어는 턴제 방식의 시뮬레이션인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당신의 문명을 이룩하라(Build An Empire To stand The Test Of Time)'이라는 부제를 건 최초의 문명 시리즈, 경영 시뮬레이션의 시초라고 일컬어지는 ’시드 마이어의 문명(Sid Meier's Civilization)‘을 탄생시키게 된다.

△ 답답했던 영어와 싸웠다는 유저들도 있었던 반면, 한글화가 된 버전으로 한 유저들도 다수!

이미 문명 이전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시드마이어’라는 이름은 문명을 통해 그야말로 ‘대폭발’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전 게임들의 인기에 이어 문명의 성공으로 인해 신생 게임 개발사인 마이크로프로즈는 급성장을 하게 된다.

그러나 호사다마라 했던가. 회사의 성장으로 인해 창립자이자 끈끈한 동지였던 빌과 시드마이어 사이에서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이는 회사의 성장과 운영을 전담하고 있던 빌은 운영과 확장에 집중을 하게 되었고 이와 함께 시드마이어가 ‘게임에만 전담하고자 했던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회사의 운영과 업무에도 신경을 써야 할 일들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결국 회사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하고 빌이 무리한 인력 고용을 하게 되면서 마이크로프로즈는 서서히 경영난에 봉착, 스펙트럼홀로바이트라는 게임사에 인수합병이 되면서 시드마이어는 더 이상 게임개발에만 전념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이 설립한 마이크로프로즈를 퇴사하게 된다. 한편, 이렇게 회사 안팎으로 바람 잘 날이 없던 시절에 마이크로프로즈의 최대 히트작인 문명 시리즈의 두 번째 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시드마이어는 회사와 자신을 둘러싼 여러 풍파 속에서(스펙트럼홀로바이트가 회사를 인수한 후, 마이크로프로즈 사원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시드마이어는 경영권 사수를 위한 싸움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이름을 건’문명의 두 번째 타이틀에 개발을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빚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문명의 후속작에 대한 위기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분명 시드마이어 자신은 문명2의 개발을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대신 문명이라는 게임 브랜드를 확실히 발전시킬 수 있는 게임 개발 팀을 꾸리게 되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면서 문명이라는 복잡한 게임의 알고리즘을 충분히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그들이 바로 이른바 ‘시드마이어 사단’인 브라이언 레이놀즈(Brian Reynolds), 더글러스 카프만(Douglas Kaufman), 제프 브릭스(Jeff Briggs)으로 이어지는 3인이었다.

문명2는, 그야말로 놀라운 수준의 발전을 이룩한 게임임에 틀림이 없었다. 문명이 원작이었던 보드게임을 그대로 PC플랫폼으로 컨버전을 하는 것에 주력해 추가적인 요소가 그리 많지는 않았던 것과는 달리-물론 그 자체도 충분히 훌륭했지만-문명2는 원작에 국한되지 않고 게임 내, 외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 한글판은 또 번역이 잘 되어 있어서 스토리를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일단 그래픽적인 부분부터. 문명2는 신작답게 당시에는 ‘호화 신작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었던 256컬러를 선보여 화려한 비주얼을 뽐냈다. 자신이 이룩한 문명과 도시를 다 비춰줘야 하기에(마치 심시티의 확장 버전과 같이) 다소 복잡하고 세밀하게 나올 수밖에 없었던 문명 시리즈의 특성 상 이런 그래픽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았던 일임에 틀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진은 훌륭히 그 ‘미션’을 수행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한편, 이때부터 개발진은 플레이어가 만든 도시를 한 눈에 비춰볼 수 있는 도시 창을 지원하도록 했는데, 이것은 훗날의 문명 시리즈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문명이라는 게임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었던 동영상들을 보는 재미도 충분히 쏠쏠했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소수(1개, 혹은 2개)의 세틀러 유닛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이 세틀러 유닛을 가지고 자신이 문명을 이룩하고자 하는 곳에서 최초의 도시를 건설해 문명을 이룩해 나가게 되는데, 도시의 운영과 발전, 외교, 유닛을 통한 전쟁과 교역 등의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이 이룩하고자 하는 문명의 발전을 꾀하게 되는 것이 문명2의 기본적인 게임 흐름이다.

한 마디로 압축하면 굉장히 간단하고 심플한 게임 진행이자 전개이지만,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발전하고 또 의외의 변수에 대처해 나가는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 발전을 꾀하는 작업은 의외의 많은 골치를 썩게 하면서도 또 그만큼 심연 깊은 몰입도를 꺼내기에 충분한 마력을 발휘하게끔 했다. 빠른 인구 숫자의 증가와 그에 따른 발전을 경험하게 하는 원더의 존재는 자칫 루즈해 질 수 있는 게임의 속도를 빠르게 해 주는 가속기와 청량제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으니, 시뮬레이션으로써의 밸런스 또한 상당히 훌륭했다.

△ 일목요연했던 맵의 디자인은 가히 ‘상쾌’했다

전작에서의 시스템의 개선으로 인한 놀라운 재미의 증가도 존재하고 있었다. 시민의 행복지수를 통해 도시 치안이 관리되고 경제와 정치, 군사, 새로운 과학 기술의 발견과 발전 등의 존재와 근현대로 들어와서 오염지수가 등장하는 것은 게임 내적인 ‘유레카’스러운 발견이라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복잡한 수치와 항목들이 일목요연하게 게임 내에서 인터페이스로 깔끔히 표시되는 것은 유저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었다.

어디 이 뿐이랴. 21개로 증가된 기본 문명과 역사적으로 유수 깊고 유명한 지도자들의 등장, 군사 유닛들과 멋진 밸런스로 맞춰진 각 군사들간의 상성, 방대해진 테크트리 등은 문명 시리즈의 시스템적인 발전이 그야말로 눈부시다는 것을 반증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문명2의 엔딩은 몇 가지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우주 식민지를 개척하는 것인데, 어떤 문명보다 가장 빠르게 우주선을 발사하면 발사한 우주선이 센터에 도착하는 엔딩이 등장하면서 플레이어의 스코어가 합산이 된다. 두 번째는 모든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모든 문명을 정복해 버리는 것이며, 모든 타 문명을 정복하면 정복당한 문명이 단두대에서 사라지는 엔딩을 볼 수 있고 엔딩 이후엔 마찬가지로 점수가 계산된다. 자동적인 엔딩도 있다. 아무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2020년(앞으로 10년이 남았다)에 도달하게 되면 게임이 종료가 되고 점수가 계산된다.

문명2의 판매고는 상당히 기록적인 것이었어서, 발매 당시에는 재정적으로 많은 고난에 봉착해 있었던 마이크로프로즈를 위기에서 구출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07년 IGN의 역사상 가장 훌륭한 100대 게임 리스트에서 PC게임으로는 테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3위에 오른 사실을 보면 문명2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라 하겠다.

△ 쉽고 간편한 것만 즐기려는 요즘의 유저들에게, 문명 시리즈의 대단함과 중독성은 또 다른 재미도 느껴볼 가치가 분명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한편, 시드마이어는 이후 시드마이어 사단과 함께 회사를 퇴사하고 게임 개발에만 전념하는 파이락시즈게임즈를 설립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는데(파이락시즈게임즈 설립 이후 오늘날까지 시드마이어가 경영과 회사 업무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게임 개발에만 전념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초심’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문명2에서의 성공으로 인해 시드마이어는 문명이라는 게임 브랜드를 제작하면서 젊고 유능한 개발자를 리드 디자이너로 앞세우는 개발 방향을 고수하게 된다.

자신의 이름이 걸린 게임의 개발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디렉터로써 큰 그림을 그려주기 시작하는 시드마이어는 문명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그야말로 무한한 발전의 가능성을 지닌 게임의 본질을 노래하고 있었다. 때문에, 오늘날까지 문명을 하는 유저들 주위에서 ‘인스톨만 하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다음날이었다’, ‘제 아들은 어떻게 된 건가요?’, ‘문명하셨습니다’, ‘당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당신의 PC에서 문명을 지워라’라는 우스갯소리들이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