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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아오누마 에이지 PD가 말하는 ‘젤다의 전설’

작성자 :	등록일 : 2014-06-25 오전 12:01:06

▲ '젤다의 전설' 아오누마 에이지 프로듀서
[관련 기사] : 젤다의전설 제작자 사인회, 아이돌 부럽지 않은 열기

닌텐도를 대표하는 어드벤처 게임 ‘젤다의 전설’에 크게 감명을 받아 그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은 개발자가, 어느덧 그 꿈을 이뤄 다른 이들에게도 자신이 받은 감명을 전달하고 있다. ‘젤다의 전설’을 탄생시킨 아버지는 미야모토 시게루이지만, 이 개발자는 ‘젤다의 전설’이 지금까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키워준 또 한 명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는 바로 아오누마 에이지다.

지난 주말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 시리즈 프로듀서 아오누마 에이지가 닌텐도 3DS로 발매된 최신작 ‘젤다의 전설: 트라이포스 2’ 국내 출시를 기념해 방한했다. 지난 2011년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기자간담회 참석 이후 3년 만의 2번째 방문이다.

국제전자상가 9층에서 진행된 사인회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는 최신작 ‘젤다의 전설: 트라이포스 2’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막을 내린 E3에서 발표된 닌텐도 Wii U용 ‘젤다의 전설’ 최신작, 그리고 아오누마 에이지 본인의 개발 철학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묻고 답을 들을 수 있었다.

- ■ ‘젤다의 전설: 트라이포스 2’ 전작에 없던 새로움을 추구 ■ -

▲ 닌텐도 3DS로 국내 정식발매된 '젤다의 전설: 트라이포스 2'
Q. 이번 신작은 시리즈 첫 넘버링 후속작이다. 혹 다른 작품도 기획 중인지?

개인적으로 시리즈 전체가 연결된 속편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번 최신작 ‘트라이포스 2’가 딱히 넘버링 신작으로 의식해 만든 것은 아니며, 전작을 활용하다 보니 내부적으로 네이밍을 붙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최종적으로 2가 붙게 됐다. 다만, 해외에서는 전작이 다른 명칭으로 발매돼 따로 넘버링을 붙이지 않았다. 자칫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Q. 전작을 해보지 않아도 이번 신작 플레이가 가능한지? 그리고 전작의 리메이크도 고려하고 있는지?

전작을 꼭 플레이해볼 필요는 없다. 어떻게 보면 이번 신작에서 전작의 리메이크로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기존의 무대에 새로운 던전이 추가된 부분도 있기에 그렇다. 오히려 ‘트라이 포스 2’를 플레이 해보고 전작에 대한 호기심을 유도한다고도 볼 수 있다. 분명한 건 전작의 리메이크 계획은 현재 없으며, 합본 형식으로 판매되는 것 역시 고려하지 않고 있다.

Q. 링크가 그림이 되어 벽을 넘나드는 신규 시스템 '벽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 그림이 되어 벽을 타고 이동하는 독특한 시스템
전작 ‘시간의 오카리나’에서는 벽화에서 튀어나와 공격하는 적이 있었다. 이를 3D로 구현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다른 개발자들과 의논해 이번 신작에 추가하게 됐다. 특히 시점이 탑뷰(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로 개발되어 좀 더 독특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트릭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탑뷰에서 벽화 시스템을 사용했을 때 시점이 변화되면서 플레이 하는 입장에서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도 이런 참신한 시도를 많이 하고자 한다.

Q. 개발하는 동안의 우여곡절이 있는 것으로 안다. 정확히 어떤 사유인가?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던 것은 맞다. 프로젝트가 1년 동안 중지되었다가 다시 시작했는데, 당시 본사에서 닌텐도 Wii U 개발에 집중하느라 인원 이동이 있어 프로젝트를 잠깐 멈추게 됐다. 게임 자체에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회사의 사정상 그렇게 된 것이다. 개발자들 입장에서도 이에 따른 혼란은 있었지만, 이후 계속해서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커 다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Q. 전작까지 던전 안에서 난관을 해결해왔는데, 이번에는 도구를 대여해 어디든 갈 수 있도록 플레이 감각이 달라졌는데?

전작에서는 던전에서 도구를 얻어가며 역경을 헤쳤는데, 이번 신작에서는 그것을 바꿔보고 싶었다. 물론 전통적인 방식에도 큰 기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이번엔 모든 도구를 갖춘 채 모험을 떠나게 된다. 전작에 없던 요소가 새로운 즐거움을 줄 것으로 본다. 렌탈을 하면서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도 녹였다. 도구가 나에게 잘 맞는지, 또 소중함도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Q. 이번 신작은 총 12개의 던전으로 구성됐다. 그 중 대표 던전을 꼽자면?

시리즈 전체로 볼 때 12개는 적지 않은 수다.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얼음으로 구성된 스테이지가 존재한다. 플레이가 번거로우면서도 높낮이가 적용돼 고소공포증을 유발할 정도로 짜릿한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전작의 요소를 옮겨온 던전도 더러 있는데, 이는 3D로 변했을 때 어떨까 싶은 호기심 유발 목적도 있다. 또, 형태는 옮겨오되 새로운 요소를 더해 완성한 던전도 존재한다.

Q. 꼬꼬 피하기 게임처럼 어려운 미니게임이 존재한다. 난이도를 어렵게 잡은 이유가 있나?

허들이 높으면 도전 정신이 생기기에 매 시리즈마다 어려운 퍼즐을 추가해왔다. 그 중에서도 유독 해당 미니게임만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내부 테스트를 통해 직원 모두 한 번 이상은 클리어 해봤기에 계속해서 도전해주었으면 한다.

Q. 이번 신작에 대한 미야모토 시게루와 이와타 사장의 반응은?

개발 초기 벽을 타고 이동한다는 아이디어만 있었는데, 이것을 본 미야모토 전무가 ‘왜’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음을 기억한다. 그러다 트라이포스 세계와 접목한다고 하니 나쁘지 않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개발이 진행되다 막바지에는 좀 애매모호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와타 사장에게는 게임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왜 직접 내게 이야기하지 않았는지 이상했다(웃음) 워낙에 생각이 독특한 분이니 그러려니 했다.

- ■ 아오누마 에이지가 말하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 ■ -

▲ '젤다의 전설'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아오누마 에이지, 그 꿈은 이뤄졌다
Q. 개발자에 앞서 게이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꼽는 최고의 게임은?

영향을 받은 것은 ‘젤다의 전설: 트라이포스’다. 제작자이기에 말하는 홍보성 멘트는 아니다(웃음) 입사 당시 게임을 접했고, 직접 플레이해보면서 ‘이런 것이 정말 게임이다’라고 느꼈다. 당시 패미컴 게임은 야구와 같은 스포츠가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이 안에 많은 경험을 넣을 수 있구나 감탄해 꼭 ‘젤다의 전설’과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Q. 소규모 인력과 자금으로 자유로운 개발 상황이 주어진다면 만들고 싶은 게임은?

짧은 기간 소규모 인력으로 게임을 만들라고 한다면, 연령대가 높은 실버 세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인생의 단맛 쓴맛을 다 겪은 이들이 공감할 참신한 게임 말이다.

Q. 링크가 주인공임에도, 왜 제목은 ‘젤다의 전설’인가에 대한 의문은 없었는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원작자 미야모토 시게루가 짓궂은 면이 있다. 야구로 치면 직구보단 변화구를 즐긴다고 해야 할까? 나 역시 트릭을 좋아하는 것처럼, 링크의 전설이라면 제목 그대로라 밋밋했겠지만. ‘젤다의 전설’이 되면서 왜 주인공과 제목이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끔 유도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이 네이밍을 유지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Q. 같은 주인공의 다른 모험, ‘젤다의 전설’을 계속 만드는 것에 피로감도 클 것 같다

물론 힘든 일이다. 하지만 내 개발 철학과 '젤다의 전설'이 일치하는 면이 많다. 만들다 보면 사고가 점점 확장이 되어간다고 느낀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경험을 만든다는 점에서 동반되는 즐거움이 힘든 것 이상으로 더 큰 보람이다.

Q. 시리즈가 이어오면서 세계관이 엉키는 부분도 더러 있는 것 같다. 이를 관통하는 핵심은 무엇인가?

핵심은 링크와 젤다가 등장하고, 트라이포스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이야기가 비롯된다는 점이다. 이 세계관에는 반드시 젤다 공주를 위험에 빠트리는 적이 나타나고 이를 구할 영웅이 출현한다. 물론 세부적인 것은 조금씩 바뀌겠지만, 이 전통은 바꾸고 싶지 않다. 또, 주인공과 함께 플레이어도 성장한다는 점이 시리즈 전통이라고 생각한다.

Q. 더 멋진 이름도 많은데, 굳이 마스터소드라 명칭한 이유는 무엇인가?

젤다와 링크, 그리고 트라이포스가 ‘젤다의 전설’의 중심축을 이룬 것처럼 마스터소드 역시 하나의 상징이다. 검을 얻는 순간 용사가 되어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흐른다. 과거의 전설을 살펴보면 자주 나오지 않나? 이 같은 상징성을 유지하고자 한다.

Q. ‘젤다의 전설’하면 어떤 게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지?

전작 ‘시간의 오카리나’ 발매 당시 광고 문구가 ‘게임에서 밖에 느낄 수 없는 경험을 주자’인데, 우리 역시 매 프로젝트마다 그것을 목표로 했다. 게임에서 밖에 체험할 수 없는 모험을 ‘젤다의 전설’에서 계속해서 살리고자 한다.

- ■ Wii U용 ‘젤다의전설’는 전작의 당연함을 없앤 도전작 ■ -

▲ 전작의 당연함을 없애는 방향으로 개발 중인 Wii U용 '젤다의 전설'

Q. 최근 E3에서 공개된 ‘젤다의 전설’ 최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사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계속 개발 중인 있는 만큼, 지금 이야기한 것이 거짓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전작보다 더 넓은 세계에서 어디든 갈 수 있는 모험’으로 구상 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Q. ‘젤다의 전설’ 최신작에 대한 핵심 키워드에 대해 말해줄 수 없나? 예를 들어 시리즈 사상 최고의 그래픽이나 가장 어려운 퍼즐이 등장한다던지

더 넓은 세계에서 새로운 모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움이라 생각하는데, 이것이 부족하다 생각한다면 내년에 납득할 만한 결과물을 보여주고자 한다. 일단 작년부터 내부적으로 ‘젤다의 전설’의 당연함을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이것이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현재 Wii U로 개발 중인 최신작이 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를 부탁한다

이번 신작은 입체감을 살린 새로운 모험을 그렸다. 주변의 친숙한 것들을 활용한 신선한 재미, 여기에 전작에서 바뀐 부분까지 두루 찾아 즐겨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