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게임 리뷰/프리뷰

	만화로 보는 게임리뷰

	죽이는 캐릭터 인터뷰

	추억의 게임::이겜 아시나요

	게임기행

이게임을 아시나요!!

HOME > 리뷰/프리뷰> 이게임을 아시나요!!

제 목 : [추억의 게임] 이 게임을 아시나요!!- 램페이지(Rampage)

작성자 :	등록일 : 2011-09-28 오후 1:00:28

옛날, 그러니까 게임이라는 문화가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어떤 게임들이 나오고 있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그저 단순하고 단편적인 재미만을 받아들였던 시절. 그 때는 게임을 받아들이고 또 그 재미를 즐기는 것에 있어서 그야말로 순수함을 담고 있었던 것 같다. 단순하고 부가적인 것이 없는, 심심한 시스템과 콘텐츠를 갖추고 있는 게임들이 대부분이었지만(물론 지금의 관점에서 봤을 때) 그 단편적이고 반복적인 재미도 예전에는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재미있게 느껴졌던 때였다.

물론 지금에야 그 옛날 엄청나게 재미있었던 그 게임을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모두에게 추천한다면-물론 추억을 담고 있는 본인들이야 오랜만에 그 게임을 다시 한다면 재미있게 할 수 있겠지만-콧방귀를 뀌며 ‘됐거든’을 외칠 게 분명하다. 그 만큼 추억의 게임이아고 한다면 분명 ‘구닥다리’임에 틀림이 없다.

△ ‘동물전쟁’, ‘킹콩’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램페이지! 이 게임의 원제를 알고 있었던 유저들에게 치하를 전한다!

하지만 매우 신기하게도 이런 구닥다리 스타일의 게임들은 2011년 현재에도 여전히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다. 어떤 게임들이냐고? 생각해 보라. 나왔다 하면 많은 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퍼즐 게임의 대명사인 테트리스도, 하나의 버튼으로 수많은 종류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 미니게임천국도, 웬만한 보드게임 사이트에서 그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사천성이나 숨은그림찾기, 퍼즐같이 복잡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게임들도 충분히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옛날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퍼즐버블같은 게임들도 온라인으로 컨버전되어 캐주얼한 재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듣는 것이 아니겠는가! 간단하고 단순한 게임이라고 해도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있어서 그 재미는 현재에도 여전히 관통하고 있다.

아마, 지금 우리가 추억하고자 하는 추억의 게임. 30대를 바라보고 있는 본인에게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했었던 것으로 아련하게 기억하고 있는 게임. 20년도 더 된 이 게임도 마찬가지로 아주 간단하고 단편적인 재미를 선사한 게임이다. 그러나 그 재미는 이후에도 회자되어 리메이크 되기도 했으니, 단연 곱씹어 볼만 한 추억의 게임이라 하겠다. 고전 PC게임 명작으로 ‘킹콩’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그 게임. 바로 램페이지(Rampage?)이 그 주인공이다.

요즘 ‘컴퓨터학원에서 컴퓨터 하는 법 배운다’라는 말은 있을 수가 없는 말이 되었다. 요즘 세상에 누가 컴퓨터 학원에 가서 컴퓨터 하는 법을 배운단 말인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주민 센터에서 실시하는 정보화교육을 받을 만큼 이제는 ‘IT강국’인 대한민국에서 컴퓨터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그만큼 컴퓨터 활용과 사용은 매우 간편하고도 편리하게 바뀌었다. 모든 것이 MS윈도우라는 OS의 등장으로 인해서다.

하지만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에는 전국에 ‘컴퓨터학원’이라는 것이 아주 흔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아마 요즘의 청소년들은 국내에 컴퓨터학원이라는 것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게다). 그 옛날, 국내에 지금의 PC방처럼 컴퓨터학원이 무지막지하게 범람했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처럼 윈도우 기반의 편리한 방식으로 컴퓨터를 사용했던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쓰라고 해도 절대 사양하고 싶은 복잡한 OS인 MS-DOS는 학원이라도 끊어서 배우지 않으면 안 되는 운영 체제임에 틀림이 없었다.

△ 킹콩, 고질라, 늑대인간이 등장하는 램페이지. 고질라는 무려 여자다(……).

게다가 보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영어’라니! 독학으로는 결코 배우기 쉽지 않은 운영체제였다.

DOS상에서는 지금처럼 간단한 클릭으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취소하는 것이 아니고 길고 어려운 명령어를 입력하고 찾아 들어가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컴퓨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학원이라도 끊어서 배워야 했다(공짜로 배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난이도였기 때문이었다. 필자에게는 지금도 어렵다).

그렇다면 과연 그 당시 컴퓨터학원에 다녔던 이들은 모두 순수한 컴퓨터 활용과 프로그래밍을 위해 다녔던 것이었을까. 물론 그런 이들도 있었을 게다. 하지만 대다수의 컴퓨터 학원을 다녔던 학생들은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컴퓨터 학원을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지금과 같이 ‘1가정 1컴퓨터’는 꿈에도 꿀 수 없는 시절에 ‘토요일 자유 시간에 게임을 할 수 있는’컴퓨터학원이라는 환경은 학생들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환상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었다.

때문에 당시 컴퓨터학원에서 청소년들은 학원선생님의 눈을 피해 몰래 게임을 구동시켜 야금야금 게임을 하는 행위(?)를 일삼았는데(??),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컴퓨터학원 내에서 광풍처럼 인기몰이를 했던 게임은 단연 심시티, 페르시아의 왕자가 손꼽혔으며, 램페이지 또한 빠지지 않았다.

램페이지가 국내에 소개되었을 당시-라고 해봤자 정식으로 유통된 것은 아니었다-컴퓨터학원가에서는 GW베이직(GW-BASIC)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MS가 컴팩을 위해 개발한 베이직 일종인 GW베이직은 다양한 프로그램 구동과 지원 환경 등을 선보여 당시 컴퓨터 좀 했다 하는 학생들과 프로그래머들에게 흥미를 끈 베이직 언어였다.

자연스럽게 집에 컴퓨터를 사놓거나 혹은 서서히 컴퓨터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깨닫고 있는 학부모들은 세간에 언급되는 해당 프로그램을 배운다는 자녀들의 말에 넘어갈 수밖에 없었고, 컴퓨터 학원은 GW베이직으로 인해 더 큰 호황을 누리게 되었다.

△ 닥치는 대로 건물을 부수는 것이 맹목적인 목적이다!

사실 램페이지는 국내에서 정식발매로 인해 유저들에게 전달된 것이 극히 드문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만큼 ‘공디스켓에 개인 간 복사가 성행하는’시대의 게임이었다. 그 시작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은 없으나, GW베이직의 인기로 인해 ‘PC게임이 성행하던’컴퓨터학원에서 램페이지가 더욱 많이 유통(?)되었다는 것은 분명했다. 너도 나도 컴퓨터학원으로 가던 시기에 학원 내에서 인기 게임을 공유되었으니 말이다.

말하자면, 자연스럽게 컴퓨터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요즘 할 게임이 뭐가 있느냐”라고 물어보면 램페이지를 추천하는 전개였다고나 할까.

그렇게 오프라인 와레즈(?)로 당시 컴퓨터학원가를 중심으로 번져나간 램페이지의 국내 명칭은 ‘킹콩’이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한 눈에 보기에도 킹콩이 가장 인상적이고 부르기 간편하게 부각되었기 때문이었다(본인은 게임 명을 정확히 알기 전까지 동물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었다).

램페이지의 게임 내용과 전개는 아주 간단하고 심플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지금도 본인은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로 인해 괴수로 변한 것인지는 모르고 있다) 킹콩, 늑대인간, 고지라(혹은 공룡)로 변한 3명의 인간이 뉴옥시를 가차 없이 부수는 내용이다. 도시 방위대인 군대가 플레이어인 괴수들을 공격하지만, 그것을 피하고 물리치면서 건물을 부수며 스테이지를 진행해 나가는 방식이다.

플레이어는 HP가 있는데 이 HP가 0이 되면 사람으로 변하며 게임이 끝나게 되고, 군대의 공격을 받으면 HP가 주는데 이 HP를 올리기 위해서는 건물에서 공격을 위해 나오는 군인이나 건물을 부술 때 나오는 케이크나 고기 등 먹을 것들을 잡아서 먹으면 된다.

△ 지나간 전차를 꾸준히 부수는 것도 나름대로의 재미! 스테이지가 진행되면 진행될 수록 난이도는 상승한다.

게임을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콘텐츠는 여기까지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램페이지의 게임 내용은 매우 심플하다. 괴수마다 다른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다른 특징은 없고, 액션도 주먹으로 건물을 부수고 사람이나 사물(탱크 등), 음식물을 잡아서 먹는 키 이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 그냥, 아주 맹목적이고 단순하게 건물을 부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이 은근한 몰입도를 불러왔다. 스테이지가 시작되면 플레이어들은 부숴야 하는 건물에 달라붙어 건물을 부숴야 하는데, 스테이지가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부숴야 하는 건물의 크기는 커지고 군대의 공격은 거세진다.

단순한 공격과 움직임으로 이들의 공격을 모두 피하고 효율적으로 건물을 부수는 미션을 채우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 그러나 나름대로 쾌감이 있는 상상 속의 ‘괴수의 건물 부수기’를 진행하다 보면 이런 사실은 잊히고 채 어느 새 건물을 부스는 데에 몰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차츰 허물어지는 비스켓 같은 건물을 야금야금 부서 나가는 매력은 간단하고 단편적이지만 깊은,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가만 보면 참으로 어이없게도 게임에는 소소한 재미요소도 숨어 있었다.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이름이 붙여져 있었는데, 킹콩은 조지,고질라는 리지, 늑대인간은 랄프였으며, 고질라는 무려 금발의 미녀(………)로 설정되어 있었다. 어떤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었던 이들이 괴수로 변해서 분노에 휩싸여 도시를 부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소소한 재미도 상당히 많았다. 인간이나 음식을 먹으면 HP가 차지만 탱크를 잡아서 먹으면 불을 뿜게 되는 등의 액션도 있었고, 높은 건물에서 떨어져 내리면 괴수들이 그 외모와는 달리 귀여운 액션을 취하는 모습도 있었다. HP가 0이 되었을 때 다시 이어서 하면 기구를 타고 도시로 다시 날아오는 액션은 언밸런스한 재미를 선사했다.

△ 필자는 이 게임을 했을 당시 흑백 화면밖에 보지 못했기 때문에 컬러 화면은 참으로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아, 이 게임은 98년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게임이 당시 등장했던 많은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레어함을 자랑했던 것은 무려 3인용 게임이라는 것이었다. 네트워크라는 개념조차 없었던 당시 비록 하나의 컴퓨터에 앉아 하나의 키보드로 복작대며 게임을 해야만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집을 방문했을 때 함께 게임을 할 수 있었던 최고의 게임임에 틀림이 없었다.

본인 또한 친척 형제들과 모였다 하면 옹기종기 컴퓨터 앞에 앉아 이 게임을 구동시켜 질릴 때까지 도시를 부쉈던 기억이 있다. 영어도, 컴퓨터 활용도 뭣도 모르던 시절에 친형에게 게임을 구동하는 방법만 배워서 즐겼던 기억도 추억거리다.

램페이지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엄청난 수준의 스테이지 숫자를 자랑하는 게임으로 유명했다. 스무살이 되던 해, 갑자기 이 게임이 생각이 나서 윈도우DOS BOX상에서 구동을 시켜 놓고 단순한 궁금증으로 치트키를 써서 마지막 스테이지를 갔더니, 무려 768이 마지막 스테이지라는 것에 경악을 하기도 했다.

마지막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특별한 엔딩 없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는, 스토리도 없고 부연설명도 없고 콘텐츠도 부실했던 단순한 게임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떤 게임보다 많은 추억을 담고 있는 게임임에 틀림이 없었다.

겜툰 편집팀
editer@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