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게임 리뷰/프리뷰

	만화로 보는 게임리뷰

	죽이는 캐릭터 인터뷰

	추억의 게임::이겜 아시나요

	게임기행

이게임을 아시나요!!

HOME > 리뷰/프리뷰> 이게임을 아시나요!!

제 목 : [추억의 게임] 이 게임을 아시나요!!- 용의 기사2

작성자 :	등록일 : 2012-07-13 오전 10:53:18

아무리 어느 정도, 상당한 수준으로 개발 수준이 올라왔다고는 해도, 북미나 유럽 등 유수의 게임사들아 만들어 내는 경우들과 달리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에서 개발되는 게임을 바라보는 눈길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다른 나라의 게임 개발력을 우습게 알 정도로 국내 게임 개발력이 완벽의 수준까지 올라온 것은 아니겠지만(개발 수준을 바라보는 시각이 객관적일 수는 없기에, ‘완벽’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온라인 게임 시장 10년 역사를 거치고 시장이 거침없이 확대되면서 개발력이 크게 상승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시장의 역사가 뒤처지는 지역권의 게임들에 대한 개발력은 유저들의 ‘의심의 눈초리’를 직면하게 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중국 게임사들이 개발하는 게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시장 초기 온라인 게임이 대세가 된 중국 시장에서 만들어 지는 온라인 게임 대부분은 국내 게임을 표절하거나 퀄리티가 한창 떨어지는 것들이 많았다(표절 문제는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지만). 물론 작금에 와서는 국내에 수입이 될 정도로 상당한 개발력 증진을 이뤄 냈지만, 시장의 규모에 비해 개발력은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과거로 시계추를 돌려보면 어떨까. 지금은 2030이 된 올드 게이머들-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부터 게임을 시작한 지금의 청, 장년층은 이제는 슬프게도 올드 게이머들이 되었다-이 추억하는 고전 게임들 중에는 중국, 대만에서 개발한 게임들이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매우 신기하게도 대만에서 개발한 게임들이 고전작들 중 인기를 얻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는데, 천사의 제국 등 네임벨류는 떨어지지만 유저들의 기억 속에 명작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게임들 중 상당수는 대만에서 만들어 진 게임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어떤 루트로 어떤 경로로 어떤 사연으로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되어 들어왔는지에 대해 알 길은 지금으로썬 없어졌지만, 이처럼 ‘어쨌든 국내로 들어와 많은 재미를 주었는데 알고 보니 대만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단 고전 명작들의 숫자는 알고보면 상당하다.

그 중에는, 1990년대 중반 ‘SRPG 대세’의 한 축에 편승해 당당히 국내 유저들을 매료시켰던 게임이 있었다. 삼국지 영걸전, 창세기전, 천사의 제국, 파랜드 스토리 등 당시 국내 PC패키지 게임 시장을 주름잡으며 감동의 도가니를 선사한 게임들과 어께를 나란히 한, 대만산 게임 ‘용의 기사2~ 황금성의 전설(Flame Dragon2�)’가 그 주인공이다.

게임의 이름에 ‘2’라는 숫자가 붙어 있다는 것은 전작이 있다는 이야기. 용의 기사2 또한 전작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시리즈 게임이다. 그렇다면 전작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게임일까. 전작에 대한 기대와 재미가 있는 만큼 후속작이 나온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전작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게 될 것이다.

물론 전작이 있다. 원작인 용의 기사는 대만 게임사인 ‘한당’에서 만든 게임이다. 그러나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나 천사의 제국2와 마찬가지로, 전작은 국내에서 전혀 인기가 없었던, 아니 전작은 국내에서 발매가 되지 않았던 게임이었다. 이전 추억의 게임에서 소개했었던 것처럼, 용의 기사2 또한 파랜드 택틱스 시리즈와 같이 국내로 들여오면서 원제를 쓰지 못하고 이름이 꼬여버리는 경우도 있고, 천사의 제국2와 같이 전작은 인기가 없었는데 후속작이 들어와 전작과는 관계없이 단일 타이틀로 인기가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전작이 국내에서 등장하지도 않고, 인기가 있을 리 없는 상황에서 후속작이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된 경위는 무엇일까.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대체 이 게임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들어오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된 경위가 없다. 게임을 개발했다는 대만 게임 개발사도 사라진 지 오래고, 어떤 퍼블리셔를 통해 국내에 유통되어서 들어왔는지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썬 불분명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당시 국내에 정식발매를 하는 국내 게임사가 당시 PC패키지 게임 시장을 주름잡고 있던 대세가 SRPG라는 것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당시 국내 PC패키지 게임 시장은 희대의 명작이었던 창세기전과 삼국지 시리즈 등의 존재로 굳건히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RPG의 뒤를 이어 SRPG가 시장의 최고 인기 장르로 떠오른 만큼 무명이지만 콘텐츠로는 뒤지지 않는 게임으로 용의 기사2를 점찍고 이를 발견해 들여온 것이다.

물론, 그 판단은 정확하게 성공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추억의 명작으로 용의 기사2를 추억해 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용의 기사2는 당시 등장했던 PC패키지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그래픽 수준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게임들에 비해 용의 기사2는 그래픽이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박력이나 임팩트는 확실히 그 차이를 달리했다.

용의 기사2가 비주얼적인 면에서 유저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투 애니메이션에 있었다. 전투를 시작하게 되면 상대와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화면에 가득 찰 정도의 전투 화면으로 대치되어 등장, 공격과 방어를 하는 모션이 나오게 된다(마치 현재의 슈퍼로봇대전의 전투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면 자연스러울 것이다).

이 전투신 애니메이션이 훌륭했던 것은 단순히 큰 화면에, 꽉 찰 정도로 캐릭터가 등장해 공격을 시전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타격감과 연출력 면에서 당대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화려함을 자랑했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타격공격 뿐만 아니라 화려함이 넘치는 마법공격, 다양한 스킬공격 등의 전투 애니메이션의 박력은 그야말로 최고 수준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런 전투신 연출이 용의 기사가 원조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당시에는 많은 SRPG들이 이와 같은 스타일의 연출신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전투 신이 획기적이라거나 혹은 새롭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그러나 용의 기사2의 전투 애니메이션은 분명 당시 다른 게임들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의 연출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강렬함과 화려함, 그리고 당시 2D애니메이션 기술로 연출해 낼 수 있는 타격감과 임팩트를 모두 ‘진하게’선사해 줬다고나 할까. 당시의 전투 연출이 지금까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역시 당시 전달한 그 연출의 정도가 얼마나 강했는가를 말해 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당연히, 전투가 재미있었던 만큼 게임의 재미가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SRP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레벨 디자인임에 틀림이 없다. 적절한 난이도 조절과 캐릭터 밸런스를 통해 게임의 재미와 흐름을 정확히 흐르도록 행갸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서, 용의 기사2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멋들어진 전개를 보유하고 있었다.

먼저 용의 기사2의 난이도는 어렵지도, 그렇다고 쉽지도 않은 기본 베이스에 여러 숨겨진 요소와 ‘히든’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요소요소에 숨어 있어 게임을 더욱 다채롭게 하고 있었다. 특히 SRPG최대의 맹점인 ‘소수 정예만 키워서 꼼수로 끝까지 게임을 끝내는’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키우지 않은 캐릭터가 사망하거나 구출하지 않으면 게임이 끝나도록 하는 시나리오적 전개를 배치해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게임 상에서의 지형지물에 대한 효과, 원거리 캐릭터들의 계산 등 나름대로 치밀하게 짜인 전투 구도는 단순히 레벨 노가다으로 인해 강력해 진 캐릭터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단순함을 없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템, 숨겨진 아이템, 숨겨진 직업, 숨겨진 스테이지, 숨겨진 캐릭터 등이 꽤나 많은데 이를 하나씩 알아가며 느낀 재미는 상당한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런 게임적 특성을 바탕으로 유저는 결코 만만치 않은 전투를 해쳐 나가야만 했다. SRPG의 선배격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인 파이어앰블렘 시리즈처럼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의 사거리 계산, 데미지 계산을 수없이 했음에도 뜬금없이 터지는 크리티컬 등의 변수와 대형을 갖춰 놓은 곳에서 적군들이 갑자기 등장해 몰살당하는 일들도 생겨 공략을 보지 않고서는 게임을 진행하지 않는 일들도 있기도 했으니, 전략적으로 게임에 접근해 즐기지 않으면 낭패를 보는 일이 있기도 했다.

용의 기사2는 깔끔한 한글화로 국내에 소개가 되었던 만큼 유저들은 스토리를 만끽할 수 있었는데, 사실 용의 기사2의 스토리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아주 전형적인 고전 북구 판타지 RPG의 전형적인 스토리 전개였고, 그것도 또 그 전개 또한 그렇게 와 닿지 않는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물론 당시 RPG의 스토리를 중요시 생각하는 유저들도 어느 정도 있었기에 이런 스토리 전개의 아쉬움은 두고두고 용의 기사2를 ‘까는’유저들의 주 타겟티 되었지만, 많은 유저들은 이런 억지스러운 전개 또한 웃어 넘길 수 있는 추억으로 각인시키고 있다.

용의 기사2는, 매우 이처럼 단점도 유저들에게 재미있는 추억을 선사한 게임으로 남아 있다. 물론, 전작인 1편은 샤이닝 포스라는, 세가의 명작 S RPG의 아류작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2편은 비주얼적으로, 콘텐츠적으로, 게임 시스템적으로도 명작인 파이어앰블렘이나 샤이닝포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을 갖춘 게임임에 틀림이 없었다.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상대방의 턴을 기다리는 그 엄청난 시간조차(PC사양 때문인지, 상대방에게 넘어가는 그 턴 시간이 너무나 길었다) 만화책을 보면서 기다리기도 했으니 말이다.

아슬아슬하면서 세이브에 하나의 희망을 두고 마치 서커스 줄타기를 하는 듯한 게임. 그러면서 그 위기를 넘기고 어려움을 넘겼을 때의 짜릿함과 멋진 비주얼을 감상할 수 있는 느낌이 크로스오버 되었던 게임. 단점도 그 당시의 추억으로 여겨졌을 정도로 당시 게임을 했던 유저들에게 이 게임이 주었던 감동은 워낙 큰 것이 사실이었다.

나온 지 15년 이상이 지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게임 리뷰와 고전 사이트에서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을 보면, 네이버 카페에서 이색 플레이와 에디팅 캐릭터 레벨 디자인 이야기가 공유되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S RPG라는 장르를 맛보기 위해 필수적으로 플레이 해야만 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겜툰 편집팀
editer@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