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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주간 게임홀릭] 6월 첫 번째 주

작성자 :	등록일 : 2007-06-07 오후 12:16:09

6월이 시작되었습니다. 2007년이 벌써 반이나 지나갔다는 말이 되겠죠. 시간이 점점 흘러가면서 올해 기대되었던 게임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역시 지난 주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은 다름 아닌 라그나로크2라고 해야겠죠. ‘전 세계 4천만 유저가 기다렸던 게임이 왔다!’라는 야심찬 멘트와 함께 등장한 라그나로크2는 그 유명세를 실감이라도 하듯 엄청나게 많은 유저들이 몰리면서 첫 날부터 거듭해서 오픈베타 일정을 늦추는 등, 행복한 몸살을 앓았습니다.

물론 제대로 된 게임 접속이 되지 않은 유저들의 항의가 다소 있었고, 또 유저들의 항의대로 오픈베타 일자를 고대하고 있던 유저들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기는 했습니다만, 다음 날부터는 점차 나아지는 서비스를 재개하여 국내에서도 ‘고참급’에 해당하는 그라비티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 거대한 인기와 함께 출발한 라그나로크2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국내 언론에서는 일단 라그나로크2의 출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또 그 게임성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전작에 뒤지지 않는 편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그라비티가 일본 회사라고는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게임을 만든 ‘한국통’게임회사인 것은 여전히 맞는 말입니다.

작년부터 계속해서 침체되어 왔던 온라인게임 업계에 라그나로크2가 분발하여 다시 한 번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에 활발하고도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켜 주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물론, 저도 간절히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고 말이죠. 다음 달부터 해외 대작게임인 헬게이트 : 런던의 클로즈베타가 시작된다고 하니 불꽃 튀는 맞대결도 기대해 봅니다.

아. 그러고 보니 꽤 업계에 큰 소식이 하나 있었는데 주간 게임 홀릭에서 그 소식을 전하지 않았었네요. 부동의 업계 1위 게임이자 네오위즈와의 결별이 유력했던 스페셜포스가 극적으로 네오위즈와 재계약 협상을 타결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유저들이 새롭게 회원가입을 하고 또 기존의 캐릭터와 결별해야 하는 불편함은 없어지게 되었죠? 스페셜포스 유저들에게 좋은 소식임에 틀림이 없으며, 또 이후 퍼블리셔와 개발사와의 관계 재고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리는 일이 되었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지난 주, 헬게이트 : 런던의 개발자이자 블리자드에서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국내에서도 엄청난 마니아들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을 개발한 스타 개발자인 빌 로퍼씨가 자신이 블리자드에서 퇴사한 뒤 처음으로 만든 게임인 헬게이트 : 런던의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7월부터 국내 클로즈베타 테스트에 들어갈 것임을 천명했습니다.

이제 업계는 스타크래프트2를 발표하며 또 한번의 PC패키지 시장에 광풍을 예고한 블리자드와 그 전에 국내 게임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헬게이트의 대립구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드디어 악마의 문이 열릴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주목받는 부분은 아무래도 이들의 미묘한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블리자드의 간판 개발자였던 빌 로퍼는 블리자드 재직 당시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의 개발을 담당했던 블리자드 노스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블리자드가 비벤디의 자회사가 되는 과정과 그 이후 비벤디의 개발자들에 대한 처우에 불만을 품고 경영진과 대립하다 부사장에서 사임한 뒤 플래그십 스튜디오를 창립하고 퇴사를 한 바 있습니다.

또 당시 블리자드가 가장 주력을 하고 있었던 WOW로 개발인력을 데리고 가려고 했던 일에 대해서도 서로의 감정이 상했다고 하네요. 정확한 바는 없지만 아무튼 빌 로퍼와 다수의 개발진들이 함께 퇴사를 한 뒤 블리자드 노스는 없어졌고, 공교롭게도 국내는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게임의 발표를 같은 시기에 하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로 주목받는 부분은 디아블로와 헬게이트의 대결에 대한 여부입니다. 물론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에 이어 또 하나의 대작 타이틀이라 할 수 있는 디아블로의 차기작을 발표했을 때의 이야기지만, 최근 해외에서 돌고 있는 루머들을 살펴보면 아주 없는 사실도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개발중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하니, 연이은 발표가 반드시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디아블로3와 헬게이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두 게임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표방하고, 또 악마와 인간의 싸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두 게임을 만든 개발자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 개인적으로 디아블로3와 함께 너무나 기대가 큰 게임입니다

물론 디아블로3라는 게임은 신작이기 때문에 헬게이트의 개발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었다고는 생각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블리자드 노스가 없어지기 전부터 디아블로3는 이미 개발의 상당한 정도가 진행되었었다고 하니 플래그십 스튜디오에 대부분의 전 블리자드 노스 개발자들은 당연히 디아블로3에 대해, 그리고 디아블로 시리즈에 대해 상당부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빌 로퍼 역시 기자회견에서 헬게이트가 디아블로와 비슷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빌 로퍼는 디아블로와의 연계성을 묻는 질문을 피하지 않고 “디아블로와 비슷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디아블로에서 진화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라며 정면 대결을 피할 생각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죠.

헬게이트는 7월 클로즈베타를 시작해서 전 세계 동시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여름을 시원하게 불태워 줄 게임이 하나 대기중인 것이죠. 그리고 디아블로와의 피할 수 없는 정면대결이 성사되기를 침체되어 있는 PC패키지 게임 시장은 더더욱 기대하고 있죠.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나온다는 것은, 유저들 입장에서는 행복한 일이겠죠?

정상에서 나락으로의 추락이 뭔지 보여주고 있는 웹젠의 추락이 2007년에도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 웹젠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습니다

웹젠은 회사의 사운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것들을 걸고 있었던 뮤의 후속작인 ‘뮤2’의 개발이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회사 경영을 해 온 창업 공신들이 회사를 떠남으로써 중대한 위기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 웹젠 대표인 김남주 대표와 함께 회사를 창립했던 조기용 부사장이 지난 4월 퇴사했고, 송길섭 상무도 곧 회사를 떠나게 될 것임을 밝혔다고 합니다. 또한 뮤2의 개발 중단 소식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퇴사한 한 웹젠의 임원이 뮤2를 개발했던 인력을 이끌고 다른 게임 개발사를 만들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또 한 번의 리니지3 사태가 오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우려를 낳게 하고 있습니다.

김남주 대표와 조기용 부사장, 송길섭 상무는 90년대 후반 하이텔 게임동아리에서 인연을 맺은 뒤 미리내소프트를 거쳐 이수영 전 웹젠 대표가 설립한 웹젠에 합류하여 송길섭 상무들과 함께 뮤를 완성시켜 대박을 냈습니다. 웹젠은 뮤를 발판으로 2003년 한 해 동안 569억의 매출, 3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그 해 12월 12일 기준, 웹젠의 주식은 코스닥에서 주당 15만8천원(무상증자분 반영)에 거래됐고 이듬해인 2004년 2월, 나스닥에서는 주당 13.56불에 거래되어 최고의 주가를 달렸습니다. 게다가 이들 3인방은 2002년 9월 이수영 전 대표가 퇴진한 뒤 회사의 경영을 이어받게 되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 법. 후속작 개발에 대한 이견과 9분기 연속 적자의 가계부가 이들 사이를 갈라놓음은 물론,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대작 썬이 초라한 성적에 그치자 더 이상 이와 같은 상황이 좌시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 대만에서 약간의 상승세가 있던 썬. 과연 얼마나 갈지요.

최대 주주인 김남주 대표(6.27%)와 버금가는 6.26%의 지분을 확보했던 조 부사장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보유지분 8만3천주를 매각했다고 합니다. 송길섭 전무도 10만주를 매각해 4.8&의 지분만 보유한 상태라고 하네요.

계속해서 엄청난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웹젠은 ‘게임업계의 잊혀진 회사’로 굳어진 지 오래입니다. 웹젠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요? NC소프트와 함께 게임업계를 양분했던 회사, 웹젠의 무너지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