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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주간 게임홀릭] 2월 첫 번째 주

작성자 :	등록일 : 2007-02-05 오전 10:39:33

날씨가 많이 풀렸습니다. 절기상의 입춘. 바로 날씨가 봄으로 들어간다는 뜻이죠. 최근 몇 년간 입춘에도 매우 추웠던 날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입춘과 동시에 추운 날씨가 거짓말처럼 없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운것을 싫어하는 편인데 날씨가 따듯해져서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2월 2일 드디어 국내 게임계를 기대케 한 게임이 드디어 오픈베타 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바로 WOW확장팩, 불타는 성전이 그것이죠. 비록 영등위와의 심의 문제 때문에 일정이 연기되기는 했습니다만, 한 때 리니지를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또 그런 인기의 열풍에 있었던 게임이니 만큼 그 관심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 유저들이 패러디한 주몽 온라인. 그런데 진짜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WOW뿐만 아니라 이번 주 게임업계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 50%의 시청률을 올리며 국민드라마 반열에 오른 MBC드라마 주몽을 소재로 한 ‘주몽 온라인’을 한 회사가 만들고 있다고 밝힌 것이죠. 사극을 소재로 한 드라마이니 만큼 게임의 소재로 충분히 사용할 만 합니다.

그러나 더 화제가 된 것은 바로 이 주몽 온라인에 대한 이야기가 현재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원래 네티즌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였다는 것이죠. 한 네티즌이 ‘주몽을 이용해서 온라인 게임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주제로 한 패러디 물을 만들어 ‘주몽 온라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는데, 이것이 화제가 된 것입니다.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주몽을 패러디 한 패러디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게임과 접목한 주몽 온라인 패러디는 어떤 것보다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런 네티즌들의 반응과 ‘주몽 온라인’이라는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게임 개발사측은 자사가 만들고 있는 주몽 온라인의 개발을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부터 개발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정식적인 이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정도에 그 실체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하네요.

앞서 언급했던 WOW확장팩과 동시에 국내 게임 시장을 쥐락펴락 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D&D온라인이 졸속운영으로 유저들에게 계속된 집중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당초 ‘유저들의 폭발적인 기대로 게임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뉴스가 난무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요새 D&D의 이름만 나오는 뉴스들은 모두 다 암울한 것들뿐입니다.

이런 와중에서 최근 2월 2일 업데이트 예정이었던 패치가 2월 9일로 연기되면서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노골적으로 운영에 실망을 드러내며 어느 정도 숫자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의 미숙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이 게임은 클로즈베타 때부터 말썽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유저들에게 또 다시 비난을 받은 것은 1월 30일, 긴급패치를 한다는 명목 하에 서비스를 임시 중단한 렛츠게임측은 오전 7시부터 서비스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지가 다시 10시 30분에서 12시 30분까지 임시 점검을 하겠다는 공지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죠. 그 공지는 12시가 가까워지자 소리 없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그 날 새벽부터 시작한 ‘임시점검’은 무기한이 되었고, 오후 7시가 돼서야 2월 2일 시작될 업데이트 패치를 위한 기본 작업을 하겠다는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오전부터 저녁 늦게까지 ‘게임이 언제 시작되나’하고 계속해서 기다린 유저들을 아무 말 없이 물 먹인 것과 마찬가지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유저들을 ‘농락’한 패치인 2월 2일 예정되었던 D&D 3.2모듈 제1편 ‘죽은자들의 기도문’업데이트가 2월 9일로 연기되었다고 공지되었습니다. 하루 동안 게임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유저들을 외면하게 했던 요인인 그 패치조차 정작 예정되었던 날 하지 못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여러 의혹들마저 불거져 나오고 있습니다. 2월 2일이 되기 전에 발견되지 않았던 문제가 왜 정작 당일 발견되었냐는 것입니다. 렛츠게임측은 게임 홈페이지에 터바인사가 자신들에게 보낸 공문을 사과공지와 함께 올렸습니다. 사측은 이 공문에서 2월 2일 새벽 문제가 발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바로 날짜입니다. 2월 2일이 바로 경쟁작이라고 불렸던 WOW확장팩, 불타는 성전이 오픈베타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죠. 유저들 사이에서는 'WOW가 그리도 무섭던가‘하는 조롱도 나오고 있습니다.

△ 만약 이런 사과 공지가 “아, 이런 사정이 있었구나”에서 “거 봐, 또 이래, 이럴 줄 알았어”라고 유저들의 인식이 바뀌면, 큰일입니다

한 게임 평론가는 “훌륭한 게임을 만든 제작사가 이런 국내 퍼블리셔의 엉성한 서비스 때문에 평가가 떨어지는 것은 이후 한국 게임 시장에도 좋지 않은 것이다. 게임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서비스사 때문에 평가가 하락되는데 누가 국내 시장에 게임을 서비스하려 하겠나”라며 “또한 돈만 많이 낸다고 게임 서비스 경력이 일천한 게임사가 국내에서 사업을 벌이는 것도 문제가 있다. 이번 사례는 그것을 단적으로 아주 잘 보여주는 예”라며 국내 퍼블리싱 백태를 꼬집었습니다.

작년 국내 게임계를 강타했던 해킹이 최근 국내 게임업계에 등장했습니다. 그 대상자는 실크로드 온라인과 타임&테일즈(TNT)입니다. 특히 TNT는 이로 인해 대부분의 유저들이 발길을 돌린 상태입니다.

최근 실크로드 온라인(이하 실크로드)에서는 일주일째 해킹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자유 게시판에 해킹 당했다는 글이 처음 올라 온 것은 지난달 25인데, 이 상황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유저들의 해킹관련 게시물들

실크로드 측은 자유게시판에 계속해서 올라오는 유저들의 해킹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사이버 수사대와 같은 수사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 바라며 사이버 수사대에서 당사로 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해당 공문을 근거로 하여 게임 내 기록 등에 대해 협조를 하여 드리고 있으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답변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천 건에 이르는 사이버수사대에 문의를 해도 아무런 대책이 서지 않자 유저들은 저마다 울분을 토로하며 '전부 모여서 한번 본사로 찾아가든지 무슨 수를 냅시다'라는 내용의 글을 등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진행된 해킹의 주요 피해 내용은 패스워드를 변경하지 않고 캐릭터 또한 삭제시키지 않지만 아이템과 현금으로 구입한 사이버 머니인 필을 강탈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저들을 더 화나게 하는 것은 서비스사측의 무성의한 소비자 서비스에 대한 일입니다. 지난달 16일 해킹 당했다는 실크로드 사용자는 '실크로드 온라인 상담원과 통화를 위해 야후/죠이맥스/홈페이지 다 뒤져봤는데 전화번호 알 수가 없다'는 글을 통해 해당 업체의 무성의한 소비자 서비스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사이버수사대는 현재 계속되는 게임 해킹에 대해 서비스 업체에 연락해 해킹 유출 여부를 확인하라는 것입니다. 해킹 유출이 확인된 경우 로그 기록 보존을 요청하고 경찰서 민원실이나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조치가 유기적으로 이뤄질지 많은 의문이 들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게임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해킹 사건. 몇몇 비 양심적인 ‘범죄자’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게임계는 멍이 들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