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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주간 게임홀릭] 2월 마지막 주

작성자 :	등록일 : 2007-02-27 오전 10:23:05

민족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설날이 지났습니다. 겜툰 유저 분들도 떡국과 설날음식 맛있게 많이 드셨으리라 믿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설날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번 설날에 워낙 많이 먹어서 그런지 살을 많이 찌운 것 같습니다. 덕분에 앞으로 다이어트를 해야 할 일에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지난 주, 게임업계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말에 있었던 온게임넷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3의 결승전이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았죠. 지난 결승전들보다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본좌’라고 불리며 최근 e-스포츠계에서 범접할 수 없는 선수인 마재윤 선수와 전 시즌 우승자인 ‘천재’이윤열 선수가 결승전에서 만났기 때문이죠.

△ 개인적으로 이윤열 선수를 응원했습니다만...

e-스포츠, 특히 스타리그를 즐겨보는 저로써는 지난 시즌에 이어서 흥행 빅카드였던 이번 결승전을 주목해서 봤습니다. 결과는 마재윤 선수의 승리. 개인적으로 ‘싱겁게’끝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경기 자체가(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싱겁게 끝났다고는 하지만, 경기 자체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흥행 빅카드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e-스포츠계는 최근 대작들이 잇달아 실패를 하고 또 범람하는 캐주얼게임의 흥행도 그리 부각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인 면입니다.

물론, e-스포츠계도 중계권 분쟁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부러워 보이는 것은 어쩔수가 없네요.

MMORPG를 하는 사람들의 숙명은 강한 캐릭터를 키우는 것이겠죠. 강한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레벨 업이 필요합니다. 물론 아이템도 필요하죠. 그 틈새를 노리고 생겨난 (지금은)음성적인 아이템 현금거래가 생겨난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템 현금거래와 더불어 이른바 국내 ‘작업장’에서는 해당 게임의 캐릭터를 돈을 받고 육성시켜주는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게임시장을 노린 레벨 업 대행 외국 사이트가 등장했습니다.

△ 작업장, 이제 글로벌적인 사업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최근 게임 캐릭터 레벨 업 대행 사업에 외국 기업인 가이포게임, 파워레벨링닷컴 등 서너 곳이 생겨났습니다. 게이머끼리 대신 레벨을 올려주거나 국내 일부 업체가 대행업을 한 적은 무지기수이지만 외국 기업이 뛰어든 것은 처음입니다.

그 중 파워레벨링닷컴은 한국어 페이지를 최근에 오픈, WOW와 리니지2, 길드워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또한 가이포게임은 한국, 중국, 일본, 멕시코를 대상으로 ‘글로벌한’레벨 업 서비스를 얼마 전부터 실시하고 있죠. 특히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메이플스토리의 레벨 업 대행을 하는 것이 눈길을 끄는 부분입니다.

이 외국 레벨 업 대행 사이트들도 국내 작업장들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게임을 해서 레벨을 상승시킵니다. 외국판 작업장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규모는 국내와 다릅니다. 무려 직원이 150명 정도가 평균적으로 재직하고 있죠. 그리고 세계적으로 평균 10만 명 정도가 이 사이트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요금은 평균적으로 2레벨을 올리는 데 15달러~60달러 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인기 있는 게임은 더 비싸겠지요. 프리미엄 서비스도 있는데, 한 번에 최고 레벨까지 올리는 서비스를 신청하면 약 86만원 정도를 줘야 합니다.

가격표를 보면 리니지와 RF온라인 등 한국 온라인 게임들이 대체적으로 조금 비싼 편입니다. 외국 게임들보다 레벨 업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죠. 리니지2는 75레벨까지 높이려면 1300달러(124만원)가 들고 RF온라인은 50레벨까지 올리는 데 1449달러(138만원)를 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 아직 한글 페이지는 별로입니다

물론 이런 외국 레벨 업 대행 사이트들이 국내 게임 시장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당장 미루어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결제 방식이 통일되어 있지 않고, 메일을 작성해서 정보에 대해 보내줘야 하는 등 많은 번거로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글 페이지는 국내 유저들이 쉽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번역기를 그대로 돌린 듯한 문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아직 서비스의 질은 그리 높은 상태는 아닙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음성적인 부분이 많은 작업장이 국내에도 널려 있는데 짧은 기간 안에 돈을 주고 레벨을 빨리 올릴 수 있는 외국 사이트가 국내 시장을 노린다는 것은 반가운 일은 결코 아닙니다. 특히 이 사이트들의 이용 가격은 어느 정도 있는 편이지만, 그 만큼 상당히 신속한 속도로 레벨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게임 할 시간은 없고, 레벨 올리기는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회인들이 이용하기에 안성맞춤이죠.

만약 이들이 거대한 국내 온라인 게임 현금거래 시장을 비집고 들어온다면, 국내 게임개정법안이 미치지 않는 해외 사이트들이기 때문에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 시장을 위한 페이지를 잘 꾸미고 결제 시스템을 갖추어 나간다면 이용할 고객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아이템 현금 거래와 마찬가지로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는 레벨 업 대행 사이트들의 문제도 반드시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행성 게임비리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3일 게임업자 곽모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상품권 업계와 결탁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같은 당 조성래·정동채 의원,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 등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죠.

이런 처분들을 끝으로 지난해 8월 100여명 규모의 매머드급 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이날 반년 동안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구속 기소자는 45명, 불구속 기소자는 108명입니다. 또한 전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검증심사위원장인 정모씨와 조직폭력배 등 22명은 지명수배 됐습니다.

△ 이제 국내에서 이런 모습은 보기 힘들까요?

검찰은 또 문화관광부 공무원 3명과 경찰관 2명의 비위 사실을 해당 부처에 통보했습니다. 또 상품권 업체 19곳 가운데 2곳을 제외한 17개 업체 관계자들이 모두 상품권 허수 발행과 회사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됐습니다.

또한 바다이야기 제조사인 지코프라임이 우회 상장을 노리고 인수한 우전시스텍에 근무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씨는 우회 상장 과정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게임물 등급분류 심의과정과 상품권 발행·유통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명계남씨도 결백을 입증됐죠. 결국 바다이야기 사태는 권력자의 외압이 아니라 정책실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명됐지만, 최고위 정책 담당자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는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사행성 게임업계에 경종을 올려 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의미는 부여할 수 있었지만, 기존 검찰 특수수사 잣대로 보면 기대했던 대어는 없이 ‘잔챙이’들만 잔뜩 건진 셈입니다. 확실한 정책의 결정 등을 기여할 수 있는 결정적인 면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죠.

검찰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이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사행성 게임장이 확산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담당 공무원의 고의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글쎄요. 그렇다면 공무원들이 무능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뜻인가요?